꽉 막혔던 경제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

파행을 거듭해온 국회가 극적으로 정상화되고 한국전력노조의 파업이 유보되는가 하면 대우자동차 군산공장의 자구계획합의 등으로 경제주체들의 위기탈출 노력이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정치권의 극한대치에다 구조조정과 사회기강 해이를 틈탄 노동계 및 농민들의 집단시위 등으로 악화되던 상황이 이처럼 호전 기미를 보이고 현안들이 하나둘씩 해결 가닥을 잡아감에 따라 기업구조조정도 탄력을 받게 됐다.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난 받아온 정치권은 24일 무조건 등원을 선언했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조건없는 국회 정상화''를 선언함에 따라 지난 17일 검찰총장 탄핵안 파동으로 공전된 국회가 1주일 만에 정상화됐다.

이에 따라 국회는 공적자금 동의안 등 산적한 각종 안건을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심의한다.

이 총재는 "환율급등과 노조파업 등 경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국회가 더 이상 공전돼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국전력 노동조합은 정부의 한전 구조개편 계획에 반발해 24일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가려던 방침을 바꿔 오는 29일까지 파업을 유보키로 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9일까지 조정기간을 연장하며 △조정기간중 노.사.정은 올바른 전력산업 구조개편 방안 도출에 성실히 협의한다는데 노사 양측이 합의, 서명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중노위는 이날 대정부 건의서를 통해 "정부는 구조개편과 관련해 노사간 성실히 협의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며 합의된 사항에 대해 국회 차원에서 협조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군산공장내 대우상용차 노동조합은 이날 희망퇴직 인건비절감 등에 대한 자구계획 합의서를 회사측에 제출했다.

트럭을 생산하는 대우자동차 군산사업본부의 진상범 부사장과 최재춘 상용차 노조위원장은 이날 총 6개항의 자구계획에 합의, 채권단에 운영자금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합의안에 따르면 양측은 상용차의 회생을 위해 독자적인 자구노력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같이하고 보다 실효성있는 자구방안의 도출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재 8백여명의 인력을 희망퇴직 형태로 20%가량 줄이고 상여금 일부를 삭감하는데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공장의 트럭 생산라인은 24일부터 일부 판매대금이 유입되면서 부분적으로 조업을 재개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이와같은 국면전환의 소중한 불씨를 살려 각 경제주체들이 비상한 각오로 위기극복 노력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일훈.김수언.김남국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