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한국시장을 떠날까봐 가슴을 졸이게 했던 외국인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27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D램 현물가격의 반등세란 순풍을 타고 삼성전자 현대전자등 반도체 주식을 듬뿍듬뿍 사들였다.

현물주식 뿐 아니라 주가지수 선물도 매수우위였다.

이날 하루만을 놓고 보면 완연한 "바이 코리아(BUY KOREA)"행진이었다.

외국인이 돌연 "사자 우위"에 나선 것은 D램가격 반등세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주가 급반등세가 1차적인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외국인은 반도체주에 매수세를 집중시켰다.

이와함께 미 대선이 부시의 승리로 가닥을 잡으면서 미 증시가 안정을 찾을 것이란 기대감도 한몫했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러나 현재로선 외국인이 완연한 매수기조로 돌아섰다고 단정할수 없다는 입장이다.

D램경기가 내년초까지 약세를 벗어나기 힘든데다 미국 경기의 경착륙 우려,한국의 구조조정 문제등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외국인과 반도체주식=지난 17일이후 삼성전자에 대해서만 소폭 매수우위를 보이던 외국인이 최근 이틀사이 태도를 확 바꿨다.

24일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를 각각 23만주와 57만주 순매수한데 이어 27일엔 삼성전자 82만주(1천5백11억원),현대전자 1백92만주(1백48억원)를 순매수했다.

이날 전체 외국인 순매수금액(2천68억원)의 80%에 해당한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하룻동안 80만주 이상 순매수한 것은 지난 10월20일(1백12만주)이후 처음이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11.17% 오른 18만9천원을 기록,20만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현대전자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시가비중이 큰 반도체주가 큰 폭으로 뛰어 오르자 증시가 활력을 되찾는 양상이었다.

◆장기자금인가,단기자금인가=외국인 매수세를 놓고 전주말의 D램가격 반등세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주가급등(13.7%)과 연결짓는 시각이 많다.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의 유정섭 차장은 "반도체 업체의 감산가능성과 D램의 수급개선 기대감에 힘입어 지난주 64메가D램의 현물가격이 3달러에서 4달러대로 돌아선 것이 반도체 주식에 대한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삼성전자 현대전자 뿐 아니라 아시아 시장에서 반도체 주식이 일제히 상승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외국인 매수자금의 성격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D램경기가 더이상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 장기자금의 선취매란 분석이 있는가 하면 일부 헤지펀드가 단기차익을 겨냥해 매수하고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한 외국계증권사 관계자는 "지난 10월20일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1백12만주 순매수한 뒤 불과 4일만에 1백만주를 순매도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며 단기자금의 유입 가능성을 제기했다.

◆향후 전망=D램가격 안정과 뉴욕 증시 상승이란 두가지 재료가 빛을 계속 발하면 종합주가지수는 60일 이동평균선(580선)을 뚫고 600선 탈환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선봉은 역시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6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했으며 매물벽인 20만원 돌파시도에 나섰다.

국내 수급여건상 외국인의 매수세 없이는 불가능하다.

전우종 SK증권 기업분석팀장은 "D램가격및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주가동향에 따라 외국인이 움직이는 만큼 섣불리 외국인의 매수강도를 예단키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