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연령층이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다.

최근들어 30∼40대의 젊은 전문 경영인들이 대기업 CEO자리에 속속 오르고 있다.

벤처창업을 통해 스스로 CEO에 등극하는 식이 아니라 ''구경제''업계에 부는 ''젊은 피 수혈바람''이다.

40대에 임원급만 돼도 초고속 승진으로 여겨졌던 게 불과 3∼4년 전 미국재계의 풍토였다.

미국 최대 통신업체인 AT&T는 28일 주력사업인 전화·네트워크서비스 부문 사령탑으로 40대 젊은 기수인 데이비드 도먼(46)을 임명했다.

도먼 사장은 앞으로 마이클 암스트롱 현 AT&T 회장의 후계자로 낙점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하루 전날인 27일 제너럴일렉트릭(GE)은 잭 웰치(66) 회장의 후임으로 올해 44세인 제프 이멜트 GE메디컬시스템스 사장을 지명했다.

이멜트가 낙점된 가장 큰 이유는 ''젊은 나이''덕분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초일류기업의 상징인 GE는 20년 전에도 46세에 불과했던 웰치를 CEO자리에 앉혔다.

이는 신선하고 젊은 감각과 카리스마야말로 ''21세기형 CEO''의 최대 덕목임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세계 2위 컴퓨터업체 휴렛팩커드(HP)는 지난해 7월 루이스 플랫(58) 회장의 후임으로 젊은 여성 경영인 칼리 피오리나(44)를 임명하는 획기적 인사를 단행했다.

이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HP의 라이벌이자 세계 1위 컴퓨터업체인 컴팩도 피오리나와 동갑내기인 마이클 카펠라스(44)를 사령탑에 앉혔다.

이처럼 젊은 CEO들이 일류 기업들을 접수하는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