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의 마지노선은 어디인가" 코스닥지수가 68.45로 폭락,마침내 60포인트대로 밀려났다.

98년 12월 9일 이후 처음이다.

98년 10월 7일의 사상최저치(60.70)를 7.75포인트 남겨놓고 있다.

80선이 다시 무너진 지난 20일 이후 7일(영업일수)동안 연중최저치 기록만 세번 갱신됐다.

미국 나스닥시장의 폭락,반도체 가격하락,진승현 사건,환율 움직임의 불안,한전노조의 파업결의... 악재의 늪은 깊기만 하다.

전문가들은 어디까지 떨어질지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투매로 대응하는 상황이다.

물론 개별종목별로 수익률 게임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시세의 연속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단타매매''가 대부분이다.

시장엔 사상최저치 기록을 경신할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2년전으로 되돌아간 지수=코스닥지수는 29일 전날보다 4.05포인트 떨어졌다.

벤처지수 역시 137.10으로 7.06포인트 떨어졌다.

한경 코스닥지수도 1.71포인트 하락한 27.17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한번도 꿈틀해보지 못한채 장중 내내 70선밑에서 맴돌았다.

외국인은 4일째 매도우위를 이어가며 1백3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장초반엔 오른 종목수가 45개에 불과할 만큼 시장의 분위기는 냉랭했다.

오후들어 개인투자자들이 개별종목을 공략해 상승종목수가 1백9개로 늘어난 게 그나마 위안이다.

이날 주가 하락엔 나스닥지수의 폭락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매수청구권 획득이란 재료가 사라진 시가총액 1위 한통프리텔과 합병대상인 한통엠닷컴의 동반 추락은 지수반등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오후장 들어선 환율마저 급등,투자심리는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

이로써 지수는 지난 9월15일 100포인트가 무너진 뒤 30% 이상 하락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연중최고치(3월10일,283.44)기준으로는 24% 수준까지 폭락한 셈이다.

최근 들어 투자자들이 느끼는 체감지수의 하락폭은 더 크다.

지난 21일 80선이,29일엔 70선이 힘없이 무너지는등 추락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서다.

▲바닥은 어디인가=이날 시황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지지선 찾기는 더이상 의미가 없다"고 코멘트했다.

시장이 자생력을 거의 잃었다는 뜻이다.

''에너지 부족증''이 만성화되면서 조그마한 악재에도 지수가 폭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뒤따랐다.

전날 시장에 ''열린금고와 관련된 주가조작 사건이 발표된다''는 루머가 돌며 지수가 급락한 게 대표적인 예다.

시장의 기반이 이처럼 취약하면 시장 여건이 호전돼도 상승세 전환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코스닥시장엔 ''3억주 징크스''라는 표현도 생겨났다.

3억주 이상의 대량거래가 터진뒤 지수가 반등하면 곧바로 대량매물이 쏟아지면서 다시 하락세로 전환되는 현상이 되풀이 되고 있어서다.

그만큼 대기매물이 많다는 뜻이다.

여기다 미국 나스닥지수의 연중최저치 추락,환율의 불안한 움직임,반도체가격의 하락 등 굵직한 악재들이 돌출해 바닥권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추가 하락은 더이상 없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올들어 코스닥지수가 나스닥지수에 비해 3배이상 더 떨어지는 큰 조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래도 개별종목은 노려볼만 하다=전문가들은 올해 3·4분기까지 실적이 지난해 전체를 넘어서는 종목들이 많다는 점에 주목한다.

거품은 빠질 만큼 빠졌고 실적으로 주가를 말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다.

신영증권 노근창 코스닥팀장은 "조만간 실적대비 저평가됐다는 말을 들을 만한 종목들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당장은 환율과 미국 나스닥시장의 향배에 투자자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실적이 주목받는 분위기가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