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수출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각 대륙별 주요 거점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Free Trade Agreement)을 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지난달 27일 서울 무역센터 대회의실에서 "뉴 패러다임하의 무역전략"을 주제로 열린 무역의 날 기념 심포지엄에서 손찬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또 신황호 무역학회장은 "상품 위주의 교역구조에서 탈피해 서비스와 자본 등을 결합한 복합 무역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업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한 이번 세미나에서는 주제발표 이후 김상열 산업자원부 무역정책심의관과 정재관 현대종합상사 사장,한상춘 한국경제신문 전문위원,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센터장의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주제발표 내용 요약.

<>글로벌 경제하의 신무역전략(신 회장)=국가간의 무역장벽이 해소되면서 세계 시장이 빠른 속도로 통합되고 있다.

기업과 산업,경제의 세계화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디지털화로 대표되는 기술 혁신의 급진전과 전략적 제휴의 확산은 생산의 다국적화를 앞당기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경제체제에서 한국 무역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정책수단이 필요하다.

우선 상품교역 일변도의 구조에서 벗어나 서비스와 자본,노동 등 생산요소의 국제 이동을 포함하는 복합 무역전략의 구축이 시급하다.

국제통화기금(IMF)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비스 무역은 1조4천억달러를 넘어섰다.

세계 전체무역의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기술 혁신이 빠르게 이뤄지고 첨단 기술제품의 비중이 커짐에 따라 교역구조를 지식기반산업 중심으로 이동시키는 일도 필요하다.

특히 생물산업,신소재,통신기기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산업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상품 교역에서도 고부가가치를 확보해야 한다.

기존 무역을 대체하는 수준으로 발전한 전자무역의 인프라 구축도 서둘러야 한다.

단순한 홈페이지 구축이 아닌 해외 거래알선 네트워크와의 연계를 통해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쳐야 한다.


<>지역블록화와 무역업계의 대응(손 연구위원)=세계경제가 다자간체제인 WTO(세계무역기구)를 중심으로 통합돼 가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지역 무역협정의 체결이 확대되고 있다.

WTO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5월 현재 설립된 지역 무역협정은 총 2백60여개에 달한다.

특히 이중 절반 이상인 1백34개는 1990년대 이후 체결됐다.

과거에는 자유무역협정(FTA)이 역내국에 대한 특혜및 역외국에 대한 차별성으로 인해 다자간 무역자유화를 저해하는 요소로 인식돼 왔으나 현재는 다자주의의 보완적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다.

즉 지역 차원의 효율적인 무역자유화를 달성하는 수단으로 지역 무역협정이 자리잡고 있으며 결국 이는 다자간 무역자유화를 촉진시키는 디딤돌이라는 인식이 보편화하고 있다.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역내국끼리 관세 등 무역장벽을 철폐함으로써 상호간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도모하는데 있다.

즉 역내에서 시장의 확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기업간 경쟁이 촉진돼 효율적인 자원배분이 이뤄지고 생산성이 향상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한국도 자유무역협정의 체결을 통해 수출시장의 안정적인 확보와 WTO 등 국제기구내에서 대외협상 능력을 높여야 한다.

구체적으로 지역시장의 안정적 확보라는 차원에서 앞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대륙별 거점국가와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는 방안이 가능하다.

대상국가로는 칠레(남미) 멕시코(북미) 뉴질랜드(오세아니아) 남아공(아프리카) 등이 있다.

자유무역협정은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의 철폐,서비스 시장의 개방,자본의 국경이동 확대 등 전면적 개방을 내용으로 한 포괄적 FTA를 기본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터넷 비즈니스의 전망과 기업에서의 활용(이호근 연세대 교수)=미국의 연구기관인 포레스터 리서치에 따르면 B2B(기업간) 전자상거래 규모는 2003년까지 1조3천3백1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백51억달러보다 5.3배에 달한다.

일례로 미국 GE사의 경우 온라인을 통해 연간 50억달러의 자재를 전 세계에서 구매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구매부서의 인건비를 30% 절감하고 구매인력을 다른 부서로 전환 배치하고 있다.

자재원가도 다수의 공급자가 입찰에 참여하는 경매방식을 통해 5~20%까지 낮췄다.

구매 사이클도 18~23일에서 9~11일로 절반 가량 단축시켰다.

이처럼 인터넷은 이제 단순한 통신수단에서 벗어나 기업의 가치사슬을 연결하고 공급자나 고객과의 거래를 수행하는 핵심 수단이 되고 있다.

온라인 구매는 무자료 거래를 이용한 탈세나 리베이트를 주고 받는 음성적 거래관행을 투명하게 바꾸고 있다.

전자무역시대를 맞이해 전문 인력의 양성과 전산 인프라의 구축,안정적인 물류 체계의 구축 등을 위한 정부의 제도적 지원과 수출업체의 장기적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정리=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