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 ''한국돈''이 쌓이고 있다.

벤처기업의 현장에서 일확천금의 꿈을 안고 투자에 나서는 한국계 벤처캐피털이나 엔젤투자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계 투자자금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한국 벤처캐피털의 미국 지사, 한국 대기업들이 현지에 투자하는 자금, 현지에서 창업해 성공한 사람들이 벤처캐피털리스트나 엔젤투자자로 변신한 경우이다.

한국 벤처캐피털의 미국 지사로는 KTB네트워크와 동양창업투자 한국기술투자 STIC IT 벤처투자 등이 있다.

이 가운데 KTB네트워크가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88년 설립돼 지금까지 모두 29개 기업에 투자했다.

윤승용 지사장은 "주로 통신 분야 기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투자업체에 대해서는 한국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윤 지사장은 또 "지금까지의 투자는 대부분 큰 성공을 거뒀다"고 소개했다.

투자기업 가운데 12개 업체는 나스닥에 상장시켰으며 6개 기업은 인수.합병시켜 투자목적을 달성했다는 것이다.

현지에서 성공한 뒤 벤처투자의 길로 들어선 사람으로는 암벡스벤처그룹의 이종문 회장과 자일랜을 창업했던 스티브 김(한국명 김종윤), 브레인러시의 케이스 킴 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암벡스벤처그룹은 다이아몬드멀티미디어를 창업한 이종문 회장이 지난 96년 설립했다.

주로 인터넷 멀티미디어 통신장비 분야에 투자한다.

브레인러시는 투자와 함께 인큐베이터(창업보육기능) 역할도 하고 있다.

특히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중국의 인터넷벤처기업 육성에 관심이 높다.

이를 위해 한국 중국 일본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한국계 인터넷기업인 마이사이몬(마이클 양이 창업한 인터넷쇼핑몰 가격비교사이트를 운영하는 회사로 올해초 C넷에 매각됐다), 킬러비즈(중소기업을 위한 구매알선사이트 운영) 등에 투자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마이사이몬에는 1백만달러를 투자해 무려 7천만달러를 거둬들였다.

마이사이몬 창업자인 마이클 양도 전문적이지는 않지만 벤처 투자에 나섰다.

최근 이직소라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정보기술 분야 솔루션을 찾아주는 서비스를 하는 회사에 투자했다.

실리콘밸리에서 투자에 나선 한국의 대기업으로는 LG 동양 삼성 등이 비교적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벤처캐피털 가운데 알토스벤처는 동양그룹, 애씨나테크놀로지벤처스는 LG그룹의 투자활동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알토스벤처의 리미티드 파트너(출자자)이며 LG증권 이사 출신인 구본걸씨는 애씨나의 파트너로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