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아름다운 錯視 .. 박라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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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르게 ''극락가는 길''을 찾았다.
조금 더 높이 올라가면 경전(經典)바위가 있고 그곳에서 바라보는 낙조가 일품이라기에 고소공포증도 무시한채 서 있었다.
일몰 직전의 태양은 내 앞에서 제 안의 모든 붉은 색을 공중으로 풀어 내버리신다.
아주 잠시 빛은 피를 수혈받은 것 처럼 내 시선이 닿는 곳마다 색색의 달이 떠다닌다.
지평선에서는 붉은 보라달이,산등성이에서는 초록달이,바다 곳곳에서는 청색달이 수십개의 크고 작은 풍선이 되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이 아름다운 착시를 품고 어떻게 하산(下山)하라고….
내 작은 눈에 이 많은 신비를 담아가도 사람의 눈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어디서 누구를 만나 붉고 둥그런 태양의 내장이 하얗게 탈색되는 순간을 보았다고 말해도 좋을까.
이미 지상에서 살아있는 죽음을 체험한 자에게만 보이는 풍경일 수 있다고 누구를 불러내 어깨를 기대며 동의를 구해도 좋을까.
내 생의 어느 계단에서 내 몸속의 ''죽음의 알''을 깨뜨려 환한 연꽃을 수십송이씩 피워올릴 수 있게 해 주실는지….
그 기대치의 실현 여부와 무관하게 금오산 꼭대기 경전바위에서 체험한 ''빛의 해탈''을 믿고 싶다.
그리하여 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동안,욕망의 찌꺼기가 내 정신의 회로를 꽉 막히게 했을 때 마음의 피리를 꺼내야지.
대양의 해탈을 지켜보던 순간의 신비를 피리속에 넣어 불고 또 불어볼 생각이다.
사람의 무게이면서 새처럼 가벼워질 때까지.
어두워져서야 아무도 모르게 극락 가는 길을 돌아선다.
아무리 몸을 뒤져도 극락전은 안보인다.
내 무릎에 새겨진 무늬는 아직 생명체가 될 수 없어서였다.
내가 내 정신에 새기고 싶었던 것을 내 안에서 생명체가 될 때까지 영구암(靈龜庵) 동백나무 아래 앉아 있기로 한다.
수백년 수령의 상수리나무.물참나무와 의사소통이 가능해질 때 까지.
내가 앉았던 자리에 사람의 나무가 우뚝 솟아날 때 까지.
그런 후에는 극락의 열쇠를 찾지 않아도 되리라.
마음을 놓아버리지 않는 자에게 그 문은 반드시 열릴 것으므로.
그 문의 열쇠는 각자의 마음속에 있을 것이므로….
조금 더 높이 올라가면 경전(經典)바위가 있고 그곳에서 바라보는 낙조가 일품이라기에 고소공포증도 무시한채 서 있었다.
일몰 직전의 태양은 내 앞에서 제 안의 모든 붉은 색을 공중으로 풀어 내버리신다.
아주 잠시 빛은 피를 수혈받은 것 처럼 내 시선이 닿는 곳마다 색색의 달이 떠다닌다.
지평선에서는 붉은 보라달이,산등성이에서는 초록달이,바다 곳곳에서는 청색달이 수십개의 크고 작은 풍선이 되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이 아름다운 착시를 품고 어떻게 하산(下山)하라고….
내 작은 눈에 이 많은 신비를 담아가도 사람의 눈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어디서 누구를 만나 붉고 둥그런 태양의 내장이 하얗게 탈색되는 순간을 보았다고 말해도 좋을까.
이미 지상에서 살아있는 죽음을 체험한 자에게만 보이는 풍경일 수 있다고 누구를 불러내 어깨를 기대며 동의를 구해도 좋을까.
내 생의 어느 계단에서 내 몸속의 ''죽음의 알''을 깨뜨려 환한 연꽃을 수십송이씩 피워올릴 수 있게 해 주실는지….
그 기대치의 실현 여부와 무관하게 금오산 꼭대기 경전바위에서 체험한 ''빛의 해탈''을 믿고 싶다.
그리하여 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동안,욕망의 찌꺼기가 내 정신의 회로를 꽉 막히게 했을 때 마음의 피리를 꺼내야지.
대양의 해탈을 지켜보던 순간의 신비를 피리속에 넣어 불고 또 불어볼 생각이다.
사람의 무게이면서 새처럼 가벼워질 때까지.
어두워져서야 아무도 모르게 극락 가는 길을 돌아선다.
아무리 몸을 뒤져도 극락전은 안보인다.
내 무릎에 새겨진 무늬는 아직 생명체가 될 수 없어서였다.
내가 내 정신에 새기고 싶었던 것을 내 안에서 생명체가 될 때까지 영구암(靈龜庵) 동백나무 아래 앉아 있기로 한다.
수백년 수령의 상수리나무.물참나무와 의사소통이 가능해질 때 까지.
내가 앉았던 자리에 사람의 나무가 우뚝 솟아날 때 까지.
그런 후에는 극락의 열쇠를 찾지 않아도 되리라.
마음을 놓아버리지 않는 자에게 그 문은 반드시 열릴 것으므로.
그 문의 열쇠는 각자의 마음속에 있을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