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아우야…"

하재경(65) 김책공대 강좌장과 형 재인(74)씨 ''박사형제''는 전날 단체상봉에서 복받치는 설움을 참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으나 이날은 한결 밝아진 모습으로 선물을 주고받으며 50년만의 우애를 나눴다.

형 재인씨는 동생이 과학자인 점을 감안해 과학자용 전자계산기,확대경,돋보기 안경,전기면도기,옷가지,속옷 등을 선물했다.

형 재인씨는 "너를 주려고 노트북 컴퓨터도 알아보고 했는데 당국에서 난색을 표명해 전자계산기를 준비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재경씨는 "형님 건강을 위해서 북한 명주를 가져왔다"며 백두산 들쭉술을 건넸고 과학기술 분야 발전 공로 등으로 받은 훈장 2개를 내보이기도 했다.

이에 형 재인씨는 "나도 의학박사학위까지는 받았는데 훈장은 아직 못 받았다"며 동생이 대견한듯 활짝 웃었다.

청년과 소년으로 헤어져 노년의 길에 다시 만난 재인·재경 형제.형은 남쪽에서 전 서울 의대 교수로,동생은 김책공대 교수로 각각 성공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