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불안이란 먹구름이 금융시장을 뒤덮고 있다.

원화환율은 13개월만에 1천2백원대로 올라서며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 환위험 방어(헤지)용 달러 매수세가 불붙고 국내업체의 가수요가 가세한 반면 수출업체들은 보유중인 달러를 내놓지 않아 환율이 치솟았다.

환율폭등 여파로 주가도 맥을 추지 못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경제의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나스닥 지수가 급락하는 가운데 양대 노총의 파업경고와 진승현 파문이 불가지는 등 내우외환이 겹치며 시장 불안감이 증폭되는 모습이었다.

채권시장은 원화급락 및 주가폭락 등 외부악재에도 불구,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했다.

주가가 5백선 밑으로 하락하고 원화환율도 1천2백원선을 돌파했지만 채권시장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특히 5년물 이상 장기채권에 돈이 몰렸다.

그동안 통안채와 국고채 3년물에 집중되던 채권매수세가 점차 장기채권으로 이동하면서 5년,10년 국고채 금리가 빠른 속도로 떨어졌다.

장기채 발행비중을 높인다는 정부발표로 인해 장기채권 유동성이 풍부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매수세를 부추겼다.

정부의 공적자금 추가 조성은 채권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보채 발행에 따른 공급물량 확대로 수급균형이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정부는 공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연말까지 10조원의 예금보험기금채권을 발행키로 하고 이중 3조원 가량은 채권시장에서 현금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3조원이 넘는 물량이 시장에 한꺼번에 쏟아져 나올 경우 채권금리가 8%대로 수직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7일엔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려 12월중 단기(콜) 금리 인상여부를 결정한다.

한은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일부 채권딜러는 "금통위가 금리를 내리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시기"라고 주장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