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에도 안개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주 후반 500선이 연이틀 무너졌다가 복구됐지만 바닥을 다지고 상승세로 완전히 돌아섰다고 보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는 편이다.

수급 측면에선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강화된 반면 연기금이 본격적인 매수에 나서 당분간 힘겨루기가 나타날 전망이다.

이번주부터 근로자주식저축이 판매되면 수요기반이 다소 확충될 것이다.

재료 측면에선 유가와 금리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주 공적자금 조성에 대한 여야합의가 이뤄져 구조조정 속도도 빨라질 것이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주가가 하락을 거듭하고 있으며 기업자금 경색이 풀리지 않고 있다는 점은 분위기를 냉각시키고 있다.

◆주식시장=외국인의 매도공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달 29일 6백45억원 어치,30일엔 1천1백33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또 지난 1일엔 하루 매도규모로 올들어 네번째로 많은 2천8백72억원 어치나 처분했다.

외국인 매도는 미국 주가 급락과 원화가치 하락에서 촉발됐다.

나스닥지수는 지난주 8.9%나 하락했으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0.2%나 폭락했다.

이종우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나스닥 주가하락에다 IT산업의 둔화양상이 뚜렷해져 외국인 매도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원·달러 환율은 1천2백원선을 넘어섰다.

지난 1일엔 1천2백14원까지 치솟았다.

SK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이 올해 사들인 11조원 어치중 10조원은 1천1백∼1천1백40원의 환율대에 집중돼 있다.

달러당 1백원의 환차손을 입고 있다는 얘기다.

매수기반으론 연기금과 근로자주식저축이 있다.

연기금은 지난1일에만 2천억원 가까이 사들였다.

지난주 연기금펀드의 규모가 1조2천억원 수준으로 확충된데다 이번주 2천억원이 추가유입되면 실탄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이번주엔 한전 파업여부가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공기업 파업은 민영화작업 및 한국의 신인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은행권 구조조정에 따른 노조의 반발도 증시에 부담이다.

금리와 유가는 우호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국고채 금리는 지난주 후반 연7.00%로 또다시 연중최저치를 기록했다.

유가의 경우 서부텍사스산 중질유가 배럴당 32달러로 떨어져 3주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480∼550의 박스권을 설정하면서 신중한 접근을 투자자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LG투자증권은 공적자금 통과에 따라 금융주,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갖춘 경기방어주,재료보유 개별종목등을 주목하라고 권했다.

◆선물시장=지난주 12월물 가격은 변동폭이 9포인트에 이를 정도로 진폭이 컸다.

고점은 69.20이며 저점은 60.35였다.

외국인은 지난1일 현물시장에서 대규모 매도를 펼쳤지만 선물시장에선 2천6백50계약이나 사들였다.

증권사 선물시황 담당자들은 외국인이 몇달째 박스권 트레이딩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봉원길 대신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기술적 분석상 추가상승 가능성이 높지만 그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20일 이동평균선인 66선이 저항선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권시장=우량채와 비우량채간 차별화가 진전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주 후반엔 원화가치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국고채금리가 연7.00%로 또다시 연중최저치를 경신했다.

은행이나 투신사등 채권수요회사들은 모두 우량자산 위주로만 투자하고 있다.

더구나 정부가 국고채 환매수(Buy Back)에 나서고 있어 국고채 금리는 추가하락 가능성이 있다.

회사채의 경우 수요가 끊겨 거래두절 현상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