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제조업체들중 60% 이상이 내년에 기업경영여건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서울 소재 제조업체 1백80개를 대상으로 ''기업 경영현안 애로와 개선과제'' 조사를 벌인 결과 64.1%가 내년 여건이 올해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응답했다"고 발표했다.

내년에 기업경영여건이 지금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한 기업은 조사대상의 6.7%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에서 ''이미 경영실적이 악화됐다''고 응답한 기업이 33.3%에 달해 상당수 기업들이 벌써 불황을 체감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기업들이 꼽은 경영애로 요인으로는 내수 및 수출 둔화에 따른 매출부진이 38.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원가부담(23.9%),경제불확실성(2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매출부진의 원인은 경쟁사와의 경쟁심화 등으로 인한 내수증가 둔화가 39.4%의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으며 수출과 관련한 애로요인은 해외시장 정보부족(31.8%),환리스크(27.3%)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금융부문에서는 조사 대상기업의 33.9%가 금융·통화정책의 신뢰성 부족을 가장 많이 우려했으며 환율변동에 따른 환리스크(19.4%)나 주식시장 불안정성(18.3%) 등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기업들은 경제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선 대외경제 충격요인의 흡수(23.9%)와 실물경제의 경쟁력 강화(22.2%),기업경영의 투명성 제고(18.3%)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의 지원책으로는 39.4%와 24.4%가 각각 세제지원과 자금지원을 꼽았고,정책방향으로는 지속적인 성장기반 확충과 4대부문 개혁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대한상의 엄기웅 조사본부장은 "경제 전반에 대한 위기감 고조로 기업경영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며 "심리적인 경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우리 경제의 구조적 취약점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