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임의 이름은 "구대부인"이다.
모임이름이 이렇게 붙여진 건 회원들의 주거지가 구미 대전 부산 인천등 4개 지역이어서다.
구대부인 멤버들이 만나는 장소는 서울 여의도 MBC건너편 쌍마빌딩 1층에 있는 찻집 스페인하우스.
이 집은 문을 열고 들어서면 2층으로 구성된 안온한 찻집이다.
저녁에는 생맥주도 판다.
이 찻집엔 구대부인 이외에도 많은 벤처기업인들이 모이는 장소로 유명하다.
벤처인들이 모이는 이유는 바로 옆건물이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중소기업진흥공단 빌딩이기 때문이다.
중진공에 벤처자금을 지원받으려는 기업인들은 이곳에 들려 신청서류를 마지막으로 점검한다.
중진공빌딩엔 찻집이 없다.
또 이 쌍마빌딩엔 지난 4월초까지 벤처캐피탈협회가 12층에 입주해 있었다.
여기서 투자상담을 마친 기업인들도 이 찻집에서 잠시 쉬어가곤 했다.
이 빌딩 6층에는 한국자원재생공사가 입주해있다.
이곳에서도 재활용산업 창업자가 46개 벤처컨설팅회사와 약정을 맺으면 창업대행비를 지원해준다.
이 빌딩엔 삼천리창업투자가 입주해 있었으며 지금도 벤처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지난해엔 여기서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한 머니쇼가 열렸으며 벤처기업인들로 구성된 "크레비즈 포럼"도 이곳에서 단합대회를 가졌다.
이래저래 이 건물은 벤처인들이 모이는 장소로 적당했다.
그런데 이 쌍마빌딩의 이름이 최근 MCI빌딩으로 바뀌었다.
불법대출 사건을 일으킨 진승현씨의 MCI코리아 계열사인 MCI개발이 건물을 인수하면서 바꾼 것이다.
진승현씨는 이 건물을 "현금화할 수 있는 보유자산"이라고 밝혔다.
건물값은 2백50억원으로 평가했다.
벤처캐피탈협회는 이 빌딩에서 이사를 가기 직전 총회를 열고 창투사 윤리강령을 만들었다.
금융질서를 문란케하는 자금조달이나 이면계약을 하지 말자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진승현씨가 창투사를 통해 1천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한 것이 밝혀지면서 이 건물이 도마위에 올랐다.
그럼에도 이곳 찻집엔 전보다 오히려 손님이 더 많아졌다.
성실하게 투자하고 정직하게 일하는 벤처기업인들은 이 건물의 이름을 여전히 "쌍마빌딩"이라고 부른다.
"MCI"가 아니라 "쌍마"를 고집하는 기업인들은 계속 이곳에서 모인다.
구대부인 회원들도 오는 18일 이곳에 모여 내년도 사업에 대해 마음을 털어놓고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