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의 평가절하가 수출업종의 채산성 개선에 도움을 주기보다는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5일 발표한 ''급격한 원화의 평가절하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환율 상승이 국내 산업의 수출경쟁력을 높이고 수출물량을 늘리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는 게 일반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보고서는 현재 우리의 경제상황에서는 환율상승이 반드시 수출증가와 채산성 개선으로 연계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내수 침체와 미국 경기의 경착륙 등 수출시장의 불안,고유가에 따른 원자재 가격상승 등으로 수출업종의 수입유발 효과가 너무 커서 환율 상승에 따른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는데 따른 것이라고 전경련은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수출비중이 높은 자동차·조선·섬유업종의 경우 환율 상승으로 가장 큰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들 업종 역시 경쟁국인 일본 엔화 환율의 변동,원재료 또는 부품의 수입원가 상승이 채산성 개선에 부담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반도체와 철강,기계 등 나머지 수출 주도 업종의 경우도 내수 위축과 고유가 부담,높은 수입원자재 비중으로 인해 환율 상승이 즉각적인 채산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부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 함께 정유와 석유화학,전력산업의 경우 원료의 수입 비중이 큰 데 따른 비용상승으로 전반적인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전경련은 수출산업체를 대상으로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시 상정한 달러당 환율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업종이 내년도 환율을 사업계획에 자신있게 반영하지 못하고 시장 상황의 추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계산업만이 1달러당 1천2백원을 계상했고 일부 업종은 1천1백50원 수준으로 예상했을 뿐이었다.

전경련 김석중 상무는 "수출산업체들의 안정적인 경영 활동을 위해서는 환율안정 대책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