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가 최근 급격한 둔화조짐을 보임에 따라 앨런 그린스펀 연준리(FRB)의장이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5일 뉴욕의 한 은행가모임에 참석,미 경제가 뚜렷하게 둔화되고 있고 고유가등 바람직하지 않은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전히 실업률이 낮아 노동시장 경색이 해소되지 않고 있지만 인플레 우려는 약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린스펀 의장이 미 경제둔화를 시인한 것은 작년 6월 금리인상에 나선 이후 처음이다.

이때문에 월가에서는 빠르면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 연준리가 경기경착륙을 막기위해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FOMC회의는 오는 19일 열린다.

그린스펀 의장의 이같은 발언에 힘입어 이날 미주가가 큰 폭의 오름세로 출발했다.

다우지수는 오전11시30분 현재 전날보다 268.56포인트(2.5%) 오른 10,829.51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도 2,805.50으로 189.75포인트(7.2%) 급등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미국 제조업의 설비과잉이 미경제 앞날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특히 이미 둔화되고 있는 소비가 일정시기에 급격히 줄어들 경우 설비과잉 문제는 "신경제 신화"를 한 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제조업계의 매출은 지난 8월부터 11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이같은 우려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과잉설비의 원인은 90년대 호황기의 과잉투자.

기업들은 마치 "지지 않는 태양"과도 같던 "신경제"를 믿고 무리하게 설비를 늘려왔다.

미제조업체들은 95년부터 지금까지 연간 5%씩 설비투자를 확대했다.

이는 80년부터 94년까지 연평균 증가율의 두배가 넘는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 윌리엄 더들리는 "미경제 전반에 공급과잉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진정한 불경기가 오기까지는 아무도 이를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선태 기자 or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