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의 강남지역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올 가을까지만 해도 지난해에 비해 30%대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던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의 경우 11월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명품점을 내세운 갤러리아백화점도 신장률이 30%대에서 0%로 떨어졌다.

그러나 강북지역 매출은 오히려 늘고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을 비롯한 대형 백화점의 강북 점포는 5%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과 강북간 백화점 경기에 명암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강남의 점포의 매출이 늘어왔던 그동안의 추세와는 판이하다.

서울의 소비시장에 이변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강북은 호조,강남은 부진=롯데백화점 명동본점 영등포점 청량리점 관악점등 비강남권 4개 점포의 경우 겨울 정기세일 초반(1∼5일)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일제히 증가했다.

점포별로는 영등포점이 7.6%로 가장 높았고 청량리점 6.7%,본점이 5.9%로 그 뒤를 이었다.

이에 비해 잠실점의 매출은 같은 기간중 1백71억원으로 2.3% 줄었다.

올 6월 문을 연 강남점의 경우 52억원으로 당초 목표의 60%선에 머물렀다.

현대백화점 본점의 경우 올 상반기까지 전국 최고수준을 유지했던 매출신장률이 11월 들어서면서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쳤다.

11월 본점 매출은 4백4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2.1% 줄어든데 이어 연말 세일(12월1~5일)때도 5.4% 감소했다.

그러나 강북 신촌점의 경우 11월 매출이 3백97억원으로 오히려 6.2% 증가했다.

이번 결산세일때도 지난해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도 11월 매출이 지난해보다 6.4% 늘어났다.

그러나 10월초 문을 연 강남점의 경우 11월 매출이 4백12억원으로 목표치에 크게 미달했다.

◆여성정장 부진이 매출감소의 주범=백화점 주력상품인 여성정장 의류 매출이 지난해보다 10%이상 줄어들었다.

한벌에 수백만원짜리 여성 모피의 경우 따뜻한 날씨까지 겹치면서 특히 부진하다.

현대백화점 본점의 경우 여성정장 고가 가구 및 침구,인테리어용품 등의 매출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 관계자는 "9월까지 매출을 주도해온 명품과 값비싼 제품이 안팔리고 생필품이 그나마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지역 부진 원인=강남지역 백화점 매출부진으로는 우선 벤처기업의 거품붕괴를 꼽을수 있다.

호화사치품 단속을 이유로 명품등 고가 제품을 수입하는 10여개 업체가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도 한가지 요인으로 꼽힌다.

이로인해 20,30대 벤처기업가는 물론 중년부인들의 구매력까지 크게 떨어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시장 쟁탈을 위한 업체간 과당출점 경쟁도 또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강남에서는 롯데백화점과 신세계가 6월과 10월에 각각 문을 열었다.

◆전망=강남지역은 계속 부진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경기가 계속 가라앉으면 강북점들도 내년에는 매출이 뒷걸음질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백화점의 이원우 이사는 "증시침체,벤처기업 부진등으로 강남점들은 계속 고전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내년에는 서울의 모든 백화점들이 매출부진으로 몸살을 앓게 될 전망이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