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진 < LG-EDS사장 hjoh@lgeds.lg.co.kr >

2주전 필리핀 등기청과 문서로 되어 있는 등기부등본을 전자문서화하는 대규모 사업의 계약을 맺기 위해 마닐라에 갔었다.

미국 영국 호주 등 세계 여러 나라의 업체들과 수주전을 벌여 우리나라의 기술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자부심을 갖게 하는 일이었다.

현재 우리 회사 뿐만 아니라 여러 업체들이 동남아 중국 등에 진출하고 있지만 시스템 통합이나 인터넷 관련 사업과 같은 정보기술의 수출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결코 성공할 수 없는 분야다.

다행히 국내 SI업체들은 이를 인정받아 2001년도부터는 해외사업을 활발히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지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현지화가 돼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장기간의 프로젝트를 그들과 함께 진행하기 위해선 의사가 정확하게 상호 전달돼야 하고,정확한 의사전달을 위해서는 언어 문화는 물론 그들이 생각하는 방식까지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이 되는 현지의 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초기에는 영어가 대신할 수 있겠지만 현지인들을 가르치고 그들과 함께 일하기 위해선 그들의 언어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언어와 함께 문화에 대한 이해도 이뤄져야 한다.

국내에서도 서울과 지방간 문화 차이가 있다.

하물며 아시아권이라고 해도 처음 접하는 필리핀 현지 문화는 우리와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들의 모든 것을 사랑할 수 있을 만큼 그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라고 이야기했다.

비록 기술적으로는 우리가 앞서 있다하더라도 그들의 생각이 우리보다 뒤진다는 생각으로는 결코 성공적인 결과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정보화와 세계화는 이미 국가와 지역이라는 장벽을 허물었다.

우리 기업들도 해외로 진출하는 일이 더욱 많아질 것이다.

해외의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현지화가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