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동교동계가 단합을 모색하고 나섰다.

권노갑 한화갑 최고위원과 김옥두 사무총장 등 동교동계 인사 11명은 10일 밤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모임을 갖고 초심으로 돌아가 김대중 대통령을 돕기로 결의했다.

당의 중추세력인 동교동계가 당 갈등의 중심에 섬으로써 총재인 김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고 있을 뿐 아니라 ''2선 후퇴론''을 둘러싼 당내 분열이 지속될 경우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의 반영으로 볼 수 있다.

◆ 동교동계 거취 =권노갑 한화갑 최고위원은 11일 전일 모임과 관련, "동교동계 2선 후퇴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문제가 연말 당정쇄신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깊숙한 논의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실제 일부 참석자는 당정개편시 동교동계가 주요 포스트를 맡아서는 안되며 뒤에서 도와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2선 퇴진''을 거론했고 상당수 참석자들도 이에 공감을 표시했다.

특히 배기선 의원은 "대통령의 큰 뜻을 실천하는데 우리(동교동계)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유능한 사람들이 대통령을 도와주고 보필하기를 환영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동교동계 인사들은 연말 당정쇄신때 임명직에서 전면 후퇴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권노갑, 한화갑 등 두 최고위원은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직을 인준 받은 사실을 감안, ''보직''을 유지하되 나머지 동교동계 인사들은 청와대 비서실과 당 4역 등의 임명직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동교동계 회동 =4시간 이상 계속된 10일 밤 회동에는 ''핵심 3인방'' 외에 최재승 문희상 정동채 설훈 윤철상 배기선 배기운 전갑길 의원이 참석했다.

당의 주요 동교동계 인사들은 다 모였다.

권노갑 위원은 "과거 대통령을 모셨던 초심으로 돌아가 변함없이 대통령이 하는 일을 한마음으로 보필해야 한다"고 했고 한화갑 위원도 "공감한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