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70) 벅셔헤서웨이 회장과 빌 게이츠(45)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카드패를 들고 함께 앉았다.

''첨단기술업계의 대표주자''인 게이츠 회장과 기술주를 폄훼하기로 유명한 ''월가의 큰 손''인 버핏 회장이 이달 초 미국 네브래스카주에서 열린 전국 브리지(카드게임의 일종)대회에 한 팀으로 출전한 것.

버핏은 브리지광으로 일주일에 평균 10∼12시간씩 브리지게임을 한다.

그는 대회 전날 게이츠에게 "집을 걸고 한 번 붙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게이츠는 7천5백만달러(약 9백억원)짜리 대저택을 날릴까봐 이 제안을 거절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1일 보도했다.

버핏과 게이츠는 지난 91년 한 파티에서 만난 이래 수시로 ''온라인 브리지''를 하는 절친한 사이가 됐다고 저널지는 밝혔다.

버핏은 "우리는 아침을 거르고 점심은 햄버거로 때운다.갑부처럼 보이기를 싫어하는 점도 닮았다"며 둘 사이의 우정을 과시했다.

그러나 둘은 사업수완에서는 세계 최정상급이지만 브리지게임에서는 하수(下手)였다.

세계 챔피언인 로버트 햄맨과 과거 2년 연속 챔피언인 샤론 오스버그를 영입해 ''1조 4인''팀을 만들어 이 대회에 참가했으나 톱 10에 들지 못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