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주식시장에서 내국인과 외국인이 완전히 갈라선 양상이었다.

개인투자자와 기관은 차익매물을 내놓았으며 외국인은 용감하게 주식을 사들였다.

전날 1천3백60억원규모를 순매수한데 이어 이날에는 2천2백억원의 매수우위였다.

특히 이같은 외국인 주식현물 매수세는 1만계약(3천2백억규모)의 선물 누적순매수 포지션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그 진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보이는 현상 그대로 주가전망을 밝게 보고 현물과 선물 양쪽에서 동시에 이익극대화를 추구하자는 전략일까.

이에 대해 증권업계는 "유가하락,나스닥지수 반등,국내 금융구조조정 급진전 등 증시주변 여건이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고 그에 따른 단기 랠리를 의식한 선취매 성격(필립 함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 전무)"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외국인 동향=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먼저 움직였다.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고 나스닥지수가 반등세로 돌아서자 선물매수에 나섰다.

특히 나스닥지수가 급등한 지난 5일 5천2백계약,6일 8천5백계약의 선물을 각각 신규매수했다.

이날에는 더블위칭데이(14일)를 앞두고 장세불안을 예상한 일부 외국인의 매도세로 외국인이 선물에서 1천9백계약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선물에서 매수포지션을 확보한 외국인은 최근 이틀간 현물시장에서 ''사자''에 나섰다.

이틀간 3천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매수종목도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전력 포철등 지수영향력이 큰 블루칩으로 압축되고 있다.

이길영 ING베어링증권 상무는 "외국인의 매수패턴으로 봐선 하루이틀 만에 빠져나갈 것으로 보이지 않고 최소 20∼30%이상 수익을 기대하고 들어온 것 같다"고 전했다.

◆외국인 왜 사나=미국 뮤추얼펀드로의 자금유입,나스닥지수 반등세,MSCI지수 산정방식 변경에 따른 선취매 등이 외국인 매수세의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석규 리젠트자산운용 상무는 "나스닥의 반등세로 첨단기술주에 대해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그 결과 아시아권에서 한국의 삼성전자 SK텔레콤 등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지난주(11월30일∼12월6일) 인터내셔널펀드에 28억달러,아시아퍼시픽(일본제외)펀드에 2억3천만달러,이머징펀드에 4억5천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된 것도 외국인 매수세의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단기 랠리 가능성을 염두에 둔 선취매라는 분석도 있다.

살로먼스미스바니의 필림 함 전무는 "반도체 가격하락,유가상승,금융구조조정,나스닥침체등 네가지 대형 악재가 해소되는 양상이고 이를 의식한 매수세 같다"고 해석했다.

반도체가격은 내년 여름부터 회복될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고 유가는 하락기조로 돌아섰다.은행합병도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나스닥지수가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염두에 둔 발빠른 외국인이 선취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함 전무는 설명했다.

◆전망=나스닥지수가 다시 불안해지지 않으면 외국인 매수기조는 좀 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나스닥지수 안정세와 그에 따른 외국인의 기술주에 대한 매수세가 이어질 경우 오는 14일 더블위칭데이와 관련된 매도물량이 무난히 소화되면서 580∼600선까지 상승을 시도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