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한국 벤처기업이 미국과 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주겠다"

미국계 벤처캐피털 테크팜(Techfarm) 고든 캠벨 회장이 내년초 한국 벤처기업에 투자할 펀드를 조성하기 위해 최근 방한,이같이 말했다.

캠벨 회장은 허니웰 모토로라 인텔 등 산업체 근무 경력과 씨큐테크놀로지 등 벤처 창업 경험을 두루 갖춘 엔지니어 출신 벤처캐피털리스트다.

반도체 업계에선 "이더넷칩"과 "칩셋"(여러 개의 마이크로칩들을 연결시켜 하나 이상의 연관된 기능을 수행하도록 설계된 것)을 처음으로 고안해 낸 인물로 더 유명하다.

그는 "한국은 우수한 엔지니어가 많고 벤처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강해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내년초 국내 대기업 창업투자사 기관투자가 등과 함께 7천5백만달러규모의 벤처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테크팜의 투자 회사가 "태평양횡단(Transpacific)" 네트워크를 엮어갈 수 있도록 실리콘밸리 보스톤 도쿄 등에서 15명의 파트너가 활동하고 있다고 그는 소개했다.

테크팜은 한국 투자.인큐베이팅 업체인 엔셰이퍼(대표 김용성.전 맥킨지 파트너)와 파트너 관계를 맺고 한국 전용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반도체 무선인터넷 네트워크.통신기술 관련 업체가 주요 투자 대상이다.

테크팜이 조성할 펀드는 창립 초기 기업에 종자돈을 투자해 회사를 키워나가는 방식으로 운용될 계획이다.

H&Q아시아퍼시픽 채이스맨해튼 골드만삭스 등 대부분 해외 투자가들이 국내 벤처에 투자할 때 어느정도 규모가 갖춰져 있는 회사에 성장자금(Expansion capital)을 지원하거나 IPO(기업공개)직전의 회사에 거액의 자금을 투자하는 것과는 차별점을 두겠다는 것.

캠벨 회장은 "세계적인 기술력과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갖춘 벤처기업이라고 판단되면 적극적인 인큐베이션을 통해 회사가치를 극대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자금을 지원하는 것뿐 아니라 테크팜의 파트너가 투자 회사의 경영진으로 참여해 기업 가치를 높여나가는 게 기본 전략이다.

IT기업 컨설팅회사 투자은행 등에서 근무한 전문가들이 기업 초기부터 회사에 투입돼 기술.경영 컨설팅을 해준다는 얘기다.

캠벨 회장 자신도 기술전문 인큐베이팅에 강점을 갖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는 인텔 최대 사업부인 비소멸성기억장치에서 마케팅 프로그램을 기획한 경험이 있는데다 지난80년대 창업한 씨큐테크놀로지와 칩스앤테크놀로지 두 회사를 설립후 2년안에 나스닥에 상장시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테크팜은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2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펀드의 내부수익률(IRR.Internal Rate of Return)은 지난97년부터 올해 6월까지 운용한 실적을 바탕으로 산출했을 때 무려 1백88%에 달한다.

벤처캐피털업계에서 성공한 투자로 평가받는 IRR 30%선의 6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서버 개발업체인 코발트네트웍스와 e비즈니스 소프트웨어 회사인 레저네이트에 투자,나스닥에 상장시켜 3백53%와 2백34%의 IRR를 거뒀다.

테크팜이 주당 1달러29센트에 투자한 코발트는 지난9월 20억달러에 썬(Sun)에 인수됐다.

인수 당시 코발트의 주당 가격은 테크팜이 투자할 때의 주당 가격보다 약 44배가 오른 57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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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