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규모 기업이나 일반 가정에 초고속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사용되는 광통신 시스템이 선보였다.

실리콘밸리 동쪽의 헤이워드 시 공장지역에 자리잡은 테라웨이브커뮤니케이션스(www.terawave.com)가 선보인 PON(수동형 광통신망) 장비가 그것이다.

이 장비는 1백55메가bps의 고속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기존 고속통신망인 DSL(디지털가입자망) 등의 속도가 최대 10메가bps에 비해 10배 이상 빠르다.

"인터넷이용이나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기업들이 주고받는 데이터 양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경우 소규모의 기업에서도 DSL과 같은 기존 통신망으로는 늘어나는 통신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렵게 됩니다"

레이몬드 린 테라웨이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 때문에 고속 통신에 대한 수요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고속통신서비스 중에서도 초고속의 광대역 통신이 가능한 광통신이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시장조사회사인 커뮤니케이션즈 인포메이션 리서처에 따르면 미국 광가입자망 관련 시장 규모가 올해 9억달러에서 2004년 2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가운데 24억달러는 업무용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존의 광통신망은 속도가 고정돼 있는데다 이용료도 비싸 중소기업이 이용하는데는 문제가 있습니다"

테라웨이브 창업자로 지난 7일 사장 겸 최고운영임원(COO)로 승진한 조셉 리아스 씨는 PON방식의 광가입자망이 고속 통신서비스를 원하는 중소기업에 가장 적합하다고 말했다.

PON은 하나의 광섬유를 통해 수천명의 가입자에게 고속의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

이 기술을 이용하면 전화국과 가입자의 통신 장비를 직접 연결할 수 있다.

따라서 중간에 증폭기 같은 장비를 설치할 필요가 없어 전체적인 시스템 설치 비용을 낮출 수 있고 장비 유지관리비도 줄일 수 있다.

또 통신속도는 최고 1.2기가bps에 이른다.

"우리 회사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신뢰성이 높고 가격이 저렴하는 것입니다.

통신시스템을 이중으로 설치해 하나가 고장나면 즉시 다른 것으로 교체돼 통신서비스가 중단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리아스 사장은 또 "PON에 필요한 주문형반도체(ASIC)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장비 가격을 크게 낮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위해 페타루나 시에 별도의 ASIC설계센터를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테라웨이브는 현재 프랑스텔레콤 브리티시텔리콤 싱가폴텔레콤 NTT KDDI 도이치텔레콤 글로벌원 등 20개국 30여개 사업자와 장비 공급에 대해 협의중이다.

린 회장은 "내년 1월 프랑스텔레콤에 1백55메가급, 2월에는 싱가폴텔레콤에 6백22메가급 장비를 공급키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내년 1월부터 MCI에서 현장 시험에 나선다"면서 실제 가입자들의 통신을 처리하는 2단계 시험이 끝나면 곧바로 제품 공급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리아스 사장은 "PON방식의 광가입자망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활용될 것"이라며 특히 광가입자망 장비 가격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어 "1-2년 후에는 일반 가정에까지 광통신서비스가 보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라웨이브는 지난 98년 12월 설립된 광통신장비 전문회사로 PON 장비와 고밀도파장분할다중화장비(DWDM) 등을 개발했으며 이 분야에서 모두 7건의 특허를 출원했을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난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골드만삭스와 싱가폴텔레콤,알타파트너스를 비롯한 6개 벤처캐피틀 등으로부터 모두 7천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역시 통신분야 벤처는 잘 나간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한편 린 회장은 지난 90년 통신장비회사인 프리미시스를 창업,95년 상장시켰으며 리아스 사장은 루슨트 벨 연구소와 노텔 등에서 연구개발 분야에서 일하다 지난 97,98년 통신장비회사인 파이프링크 부사장으로 일했다.

실리콘밸리=정건수 특파원 ks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