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부시 후보가 사실상 당선됨에 따라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미국 증시는 나스닥지수 선물이 상한가 가까이 급등하는 등 ''환영일색''이다.

주식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한 셈이다.

국내증시도 미 대선판결을 호재로 받아들이는 양상이다.

보합권에서 맴돌던 종합주가지수는 부시 후보의 당선 소식과 전해온 나스닥선물 지수의 급등세 영향으로 오후들어 초강세로 돌변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8%나 급등했고 SK텔레콤 한국통신등 지수관련 블루칩이 크게 뛰어오르면서 시장분위기를 순식간에 바꿔놨다.

나스닥시장의 급반등을 몰고온 이번 ''미 대선 효과''는 15일의 IMT-2000사업자 선정 발표,급물살을 타는 은행합병등과 맞물려 증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연말 랠리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낙관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투자자의 반응=외국인의 반응이 가장 빨랐다.

오전까지 관망세를 보이던 외국인은 부시 당선 소식이 전해진 뒤 현물과 선물시장 양쪽에서 ''사자''로 방향을 확 틀었다.

이날 외국인은 현물주식을 1천5백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만기가 하루밖에 남지 않은 선물에서도 1천9백계약(2천5백억원규모)을 순매수,추가상승을 확신하는 양상이었다.

외국인의 폭발적인 매수세로 선물시장은 사상 최대 거래량을 기록했다.

현물시장에선 삼성전자 SK텔레콤등 핵심블루칩에 외국인의 매수주문이 집중되면서 큰 폭으로 뛰어 올랐다.

''부시수혜주''로 인식된 제약주도 강세였다.

합병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은 외국인 매수주문에 힘입어 대량 거래를 수반하며 6∼7%가량 치솟았다.

특히 국민은행은 지난 3월이후 지속된 1만1천∼1만4천원의 박스권을 강하게 뚫어냈다.

◆국내 증시 영향=국내 증시가 미국 대선결과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것은 바로 나스닥선물의 급등세 때문이다.

국내시장의 수급을 좌지우지하는 외국인은 철저하게 나스닥지수 또는 나스닥선물과 연동된 매매를 하고 있다.

따라서 나스닥선물의 반등세는 한국증시로선 더없는 호재다.

문제는 나스닥지수가 언제까지 오를 수 있느냐는 점.월가 증시분석가들은 △대선정국의 불확실성 제거 △실적악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덜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가 △낙폭과대 등의 이유로 뉴욕증시의 연말랠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나스닥지수의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국내증시는 한층 더 상승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온기선 동원경제연구소 이사는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것이란 점 뿐 아니라 15일 발표될 IMT-2000사업자 선정과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은행합병 등은 국내증시의 불확실성을 해소시켜 주는 초대형 호재"라며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경기침체 가속화,자금시장 경색등 부정적인 요소들이 상존하고 있다.

또 고어 후보가 과연 패배를 인정할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인 만큼 ''대선판결 효과''가 단기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