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나 출장으로 외국 도시에 머물 때 고민중의 하나가 음식이다.

가격도 적당하면서 맛있게 하는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고 싶지만 정보가 없다 보니 한식당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적당히 때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유명 레스토랑에서의 한 끼 식사는 오랫동안 추억거리로 남는다.

뉴욕과 홍콩 파리 등 한국인들이 자주 들르는 도시에서 가볼만한 레스토랑을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외국에 가면 기내식에 이미 질려서 한국 음식점부터 찾는데 이왕이면 외국의 풍경만 볼 것이 아니라 외국의 음식 문화를 경험할 필요가 있다.

홍콩에서는 점심에 갈 딤섬 집을 먼저 고르고 아침과 저녁을 결정하고,뉴욕에서의 일요일은 브런치 잘하는 곳을 먼저 고르고 저녁만 결정하면 된다.

파리에서는 이른 아침 파티스리(patisseries)의 갓 구운 빵이나 카페에서의 에스프레소 한 잔을 먼저 정하는 것도 하루의 메뉴를 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파리의 미슐랭 가이드북,뉴욕의 재캣,홍콩 레스토랑 가이드북 등이 세계적으로 알려진 레스토랑 가이드북이다.

뉴욕의 레스토랑 가이드북 중 대표적인 게 "재캣"(Zagat survey)이다.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외식 가이드"라고 CNN이 소개했고 월스트리트 저널에서는 "미식가의 바이블"이라고 격찬할 정도로 유명한 책이다.

대개의 레스토랑 가이드북이 몇몇 식도락가들이나 언론의 정보에 의해 가치가 평가되는 데 반해 재캣은 일반인의 의견을 토대로 서베이를 하기 때문에 "객관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내에서는 뉴욕 워싱톤DC 시애틀 마이애미 등 32개 지역별로,세계적으로는 런던 파리 도쿄 등 45개 도시별로 매년 새로운 가이드북이 나온다.

평가의 기준은 네 가지.

음식의 맛, 레스토랑 데커레이션,종업원의 서비스,가격을 조사원들이 1~30까지 점수를 매긴다.

16이 넘으면 우선 괜찮다고 볼 수 있고,26이 넘으면 완벽하다고 봐도 된다.

이 기준을 근거로 매년 "가장 인기 있는 레스토랑""가장 많은 사람이 방문한 곳"을 나누고,네 가지 기준에 따라 각기 "탑 50 레스토랑"을 선정한다.

2001년 뉴욕시티 레스토랑 서베이 결과를 보면, 음식 맛 좋은 곳의 1위는 작년에 이어 셰프 에릭 리퍼츠가 있는 프랑스 레스토랑 "르 베르나댕"(LE BERNADIN)이 차지했다.

2위는 역시 프랑스 레스토랑인 "샹트렐"(CHANTERELLE),3위는 노부 마츠히사가 이끌고 로버트 드 니로가 주주로 있어 더 유명한 일본 퓨전 레스토랑 "노부"(Nobu)가 꼽혔다.

데커레이션이 잘된 곳으로는 오스트리안 레스토랑인 "다뉴브"(Danube),"포시즌"(Four Season)등이다.

"다녀간 사람이 많은 레스토랑"으로는 1위가 "안젤로 앤 맥시즈"(Angelo & Maxie"s),"아쿠아그릴"(Aquagrill)등이 선정되었다.

이외에도 20대가 갈 만한 곳,40대가 갈 만한 곳 등으로 범주를 나눠 놓은데다 지역별,음식 종류별로도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원하는 레스토랑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스칸디나비안 음식이 훌륭한 "아쿠아비트"(Aquavit),이탈리안 레스토랑 "밥보"(Babbo),인테리어가 훌륭한 "아시아 데 쿠바"(Asia de Cuba),유명인들이 많이 찾는 "머서 키친"(Mercer Kitchen),영화 "위대한 유산"에 나왔던 중국 레스토랑 "켈리 앤 핑"(Kelly & Ping),한국인보다 외국 손님이 더 많은 한국 음식점 "밥""우래옥""독순이"등의 전화번호와 영업 시간,가격 등도 한번에 찾을 수 있는 그야말로 레스토랑 백과사전이다.

지난해부터 인터넷 서비스도 하고 있어 지금 책상 앞에서 전세계의 레스토랑에 대한 일반인의 평가와 그 결과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홈페이지(www.zagat.com)

신혜연 월간데코피가로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