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동 아셈빌딩 40층.

엘리베이터에 내리니 이름이 긴 간판이 달린 사무실이 나온다.

지난 97년말 한국에 진출한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컨설팅이다.

외환위기이후 컨설팅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이 회사는 외형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2백여명 이었던 컨설턴트가 현재 5백명으로 늘었다.

지난 6월말 끝난 2000 회계년도 매출액은 6백60억원.

내년 6월에 완료될 2001년 매출액을 이 보다 20%이상 늘어날 것으로 점친다.

컨설팅 시장이 커지면서 외국계 컨설팅 회사들이 국내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한국경영 기술컨설턴트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컨설팅 시장은 약 1조원으로 추정된다.

이중 외국계컨설팅업체가 28%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의 보급으로 IT기술 분야는 외국계 컨설팅 업체가 독점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계 컨설팅 회사들은 그러나 컨설팅 내용이 너무 추상적이거나 우리 현실과 맞지 않다는 비판도 받는다.

매출규모나 순이익을 공개하지 않아 그들이 주장하는 투명경영을 스스로 무색케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외형 확대=현재 국내에서 영업중인 외국계 컨설팅회사는 약 20여개사이다.

지난 87년 AT커니가 국내에서 처음 영업을 시작했으며 90년대 중반이후 대거 상륙했다.

이들은 외환위기이후 컨설팅 수요가 늘어나자 컨설턴트들을 대거 확보하고 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는 최근 1년간 컨설턴트를 두배 이상 늘렸다.

앤더슨컨설팅도 올들어 두배 가까이 늘려 현재 4백여명의 컨설턴트가 활동중이다.

지난 99년 한국에 진출한 딜로이트는 최근 사무실을 서울 파이낸스 빌딩에 새로 마련하고 신규인력을 확충하고 있다.

이 회사는 내년 말까지 현재 1백20명인 컨설턴트를 2백50명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아더앤더슨은 금융 분야 수요가 늘어나자 아더앤더슨GCF라는 금융컨설팅 전문회사를 별도 설립하기도 했다.

타워스 패린컨설팅은 인사조직분야를 특화시켜 나가고 있다.

외국계 컨설팅 회사들은 대부분 미국계다.

회사형태는 보스톤컨설팅과 AT커니를 제외하면 본사에서 1백% 출자한 유한회사가 많다.

출자금은 10억원 내외이며 연간 매출액은 2백억원에서 6백억원선으로 알려진다.

이들은 한국 영업이 호황을 보이자 올들어 사무실을 이전 확장하는 추세이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컨설팅이 지난 10월 아셈빌딩에 새사무실을 마련했고 딜로이트와 맥킨지는 서울 파이낸스 빌딩에 새둥지를 틀었다.

앤더슨컨설팅은 서울 여의도 교보증권 빌딩으로 사무실을 확장 이전했다.

<>한국 기업 문화 반영해야=외국계 컨설팅 회사들은 표준협회등 국내 컨설회사와 달리 전략컨설팅이 강하다.

그러다 보니 일부에서는 구름잡는 식의 컨설팅이라는 지적을 한다.

또 컨설팅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 경영 기술컨설컨트협회의 박순길 부장은 "외국계 컨설팅 회사의 수수료가 생산성본부 능률협회 표준협회등 국내 컨설팅회사보다 5-10배 비싸다"고 말한다.

박 부장은 또 "외국 회사들이 전문성과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으나 국내 기업문화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자칫 구름잡는 인상을 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에대해 외국계 컨설팅회사들은 그렇지 않다고 반박한다.

보스톤 컨설팅 관계자는 "한국에서 일부 회사들이 법인이 아닌 지점을 설치하는 것은 손실이 났을 경우 본사가 손비로 처리하기위한 것"이라며 "한국시장의 수수료는 아직 다른 외국에 비해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박주병 기자 jb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