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 밸리를 움직이는 ''영파워'' ]

인터넷 경매사이트를 운영하는 ''DeNA''의 남바 도모코(38) 사장.

비트 밸리의 몇 안되는 여성 CEO(최고경영자)중 한 명인 그에게는 늘 일본 매스컴의 시선이 꽂혀 있다.

미국 하버드대 MBA 출신으로 매킨지 재팬의 파트너(공동경영자)였던 그가 잘 나가는 자리를 박차고 회사를 차린 것은 지난해 3월.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난뱅이 생활을 맛봤습니다. 가지고 있던 돈을 모두 털어넣었는 데도 수입은 예전의 10분의 1도 안되더군요"

가능성에 도전하고 싶다는 의욕 하나를 무기로 벤처세계에 뛰어들었다는 남바 사장의 하루는 일본사회의 기존 제도 및 선입견과 씨름하는 일로 가득차 있다.

창업 초기 침대를 갖다 놓고 아예 사무실에서 24시간 살다시피 한 그는 지금도 새벽 1시가 넘어서야 집으로 돌아간다.

함께 일하는 20여명의 직원들도 대부분 막차에 몸을 싣는다.

"주류 취급면허가 없다는 이유로 와인을 경매에 내놓지 못했습니다.
출품 고객에게 사은품을 주려 해도 곳곳에 규제가 줄을 치고 있더군요"

그의 말에는 오프라인 사회의 불합리한 규제에 대한 불만과 함께 인터넷사업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진하게 담겨 있다.

남바 사장은 일본 최대의 커뮤니티사이트를 운영중인 ''가라''의 무라모토 리에코 회장과 더불어 비트 밸리를 꽃피울 파이어니어 여성 경영자로 주목받고 있다.

''휴대전화 콘텐츠에서 세계 정상을 노리는 회사''

사이버 세계를 새처럼 날아다닌다는 뜻을 담고 있는 ''(주)사이버드''를 가리켜 일본벤처들은 ''모바일 인터넷시대의 최고 유망기업''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미국 워싱턴 출신인 호리 가즈토모(35) 사이버드 사장은 일본 간사이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후 런던대학에서 마케팅을 공부했다.

그는 일본이 미국보다 유선 인터넷은 뒤지지만 휴대폰 보급에 힘입어 무선 인터넷시대가 활짝 열릴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지난 98년 회사를 설립했다.

물론 그도 처음에는 자신의 뜻을 잘 이해하지 못한 이동통신업체들로부터 수없이 문전박대 당했다.

그러나 신념을 굽히지 않고 콘텐츠 사업에 매달려온 그는 이제 NTT도코모에 18개를 비롯 일본의 모든 휴대전화회사에 55개의 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9월 한국에 자본금 10억원의 합작회사를 설립한 그는 전세계가 사이버드의 무대가 될 것이라는 자신에 차있다.

"개인의 능력을 어떻게 키워 나가느냐가 앞으로의 키워드다"

인터넷 쇼핑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인지도와 구매율 1위를 달리는 ''라쿠텐 이치바''의 미키타니 히로시(35) 사장.

비트 밸리의 수많은 CEO 중에서도 그는 독특한 사업수완과 스케일,도전의식으로 단연 돋보이는 존재다.

니혼코교은행 출신으로 미국 하버드대에서 MBA를 취득한 그는 도입 초기단계나 다를 바 없는 일본의 인터넷 쇼핑몰업계에서 5년내 연간 매출 1조엔을 올릴 것이라고 장담한다.

라쿠텐 이치바는 쇼핑몰 입점기업들이 파격적인 비용으로 온라인 숍을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상품 종류가 1천개 이내의 기업은 월 5만엔만 내면 된다.

''온더 에지''를 이끌고 있는 호리에 다카후미(28) 사장과 ''사이버 에이전트''의 후지타 스스무(27) 사장.

업무는 달라도 둘은 비트 밸리 20대 사장의 기수들이다.

기술력과 부가가치를 중시하는 호리에 사장은 도쿄대학 문학부를 다녔다.

지난 96년 친구 두 명과 6백만엔을 들고 벤처 세계에 도전했다.

대학 성적은 2백명중 1백99등까지 내려간 적이 있을 정도로 바닥을 헤맸다.

수업을 제대로 들은 것도 입학 초기 2주에 불과했다.

하지만 회사를 차린 후에는 하루 16시간씩 황소처럼 일에 매달리며 온더 에지를 일본 최고의 ''인터넷 스페셜리스트 집단''으로 키워냈다.

정해진 틀과 편안한 삶을 거부하고 야생의 들판에서 능력의 한계에 도전하는 엘리트들.

그들의 머리와 가슴 속에는 승진 보너스 등의 달콤한 말 대신 꿈 도전 기회 등 미래지향적 단어가 가득 차 있다.

[ 日정부 벤처 지원제도 ]

1.통산성

@ 신규사업 개업단계, 사업화 단계로 나누어 여러 가지 벤처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음
@ 신규사업 개업단계에서는 국민금융공고 및 상공회의소 등을 통해 저금리로 지원, 금융회사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공동 설립한 중소기업투자육성주식회사에 의한 출자 등을 비롯 창업예정자에 대한 각종 세미나 등을 실시
@ 사업화 단계에서는 연구개발에 대한 조성금, 신규사업 육성 융자등이 준비돼 있음

2.중소기업청

@ 창업예정자에 대해서는 5백50만엔, 기창업자에게는 1천만엔까지 무담보.무보증으로 저리 융자
@ 신용보증협회를 통해 한도 1천만엔까지 창업조성금 지원
@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각종 세미나 및 지도, 컨설팅 등을 실시.

3.우정성

@ "정보통신 뉴비즈니스 지원메뉴"를 통해 정보통신기업 관련 기업들을 지원
@ 텔레콤 벤처투자사업조합을 통한 출자, 일본정책투자은행 등에 의한 초저리 융자, 사업초기 기업에 대한 엔젤제도 실시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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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취재팀 ]

<> 정보과학부 : 김철수 송대섭
<> 벤처중기부 : 김태철
<> 영상정보부 : 김영우 김병언
<> 특파원 : 양승득(도쿄) 정건수(실리콘밸리) 육동인(뉴욕) 한우덕(베이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