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일간의 대선드라마를 이끌었던 민주당 앨 고어 후보는 패배연설에서도 극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우선 발표시간을 TV 황금시간대인 밤 9시로 잡았다.

그리고는 "대의를 위해 물러선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에게 "새 대통령을 중심으로 화합하자"고 촉구하기까지 했다.

처량한 패배자가 아닌 ''대 정치가''의 이미지를 심으려는 의도가 역력했다.

그는 "방금 부시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당선을 축하했다"고 운을 뗀 뒤 "가능한한 빠른 시일 안에 만나 국론분열을 치유하는데 나서자고 제의했다"고 말했다.

또 "연방대법원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지만 미국인의 단합과 민주주의 역량 강화를 위해 이를 수용한다"고 양보를 선언했다.

이어 "대통령 당선자를 존중하며 그가 미국을 단합시키려는 노력에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