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속에 남지 못한 당신 참을수 없는 아픔만 남겨..'향수'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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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밀란 쿤데라(71)의 장편 ''향수''(민음사)가 번역됐다.
쿤데라는 체코에서 태어나 1975년 프랑스로 망명,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등을 발표한 작가다.
신작 ''향수''는 발간 즉시 10만부가 팔렸다.
"체코어로 된 가장 감동적인 사랑의 문장은 ''나는 너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다''이다.
이것은 ''나는 너의 부재로 인한 고통을 견딜 수 없다''는 뜻을 갖고 있다.
어원상으로 볼 때 향수는 무지의 상태에서 비롯된 고통으로 나타난다.
너는 멀리 떨어져 있고 나는 네가 어찌되었는가 알지 못하는 데서 생겨난 고통을 가리키는 것이다"
쿤데라에 따르면 향수란 뜻의 노스탤지(Nostalgie)는 그리스어로 노스토스(Nostos)와 알고스(Algos)가 결합된 것이다.
노스토스는 귀환을,알고스는 괴로움을 뜻한다.
노스탤지는 돌아가고자 하는 욕구에서 비롯된 괴로움을 가리킨다.
향수병은 흔히 노년에 찾아오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쿤데라는 젊은이야말로 과거의 기억에 집착한다고 주장한다.
남은 여생이 짧을수록 추억과 놀면서 허비할 시간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소설 ''향수''의 주인공은 20여년만에 조국 체코로 돌아오는 망명객이다.
율리시즈의 후예인 이들은 공항에서 우연히 마주친다.
여자는 남자를 기억하지만 남자는 여자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들은 만날 약속을 한다.
그리고 프라하를 다시 떠나기 전날 호텔에서 정사를 벌이는데 여자는 남자가 자신이 누구인지 모른다는 사실을 알아챈다.
작가는 두 향수병자의 엇갈린 만남을 통해 ''기억의 형이상학''을 문학적으로 펼쳐낸다.
작가는 ''세계의 문학''(민음사) 겨울호와의 인터뷰에서 "프루스트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기억을 통해 되찾은 삶의 기쁨을 노래했지만 나는 기억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실재가 아니라 부재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은 환멸(Des-illusion)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원제는 ''무지(L''ignorance)''이다.
윤승아 기자 ah@hankyunh.com
쿤데라는 체코에서 태어나 1975년 프랑스로 망명,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등을 발표한 작가다.
신작 ''향수''는 발간 즉시 10만부가 팔렸다.
"체코어로 된 가장 감동적인 사랑의 문장은 ''나는 너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다''이다.
이것은 ''나는 너의 부재로 인한 고통을 견딜 수 없다''는 뜻을 갖고 있다.
어원상으로 볼 때 향수는 무지의 상태에서 비롯된 고통으로 나타난다.
너는 멀리 떨어져 있고 나는 네가 어찌되었는가 알지 못하는 데서 생겨난 고통을 가리키는 것이다"
쿤데라에 따르면 향수란 뜻의 노스탤지(Nostalgie)는 그리스어로 노스토스(Nostos)와 알고스(Algos)가 결합된 것이다.
노스토스는 귀환을,알고스는 괴로움을 뜻한다.
노스탤지는 돌아가고자 하는 욕구에서 비롯된 괴로움을 가리킨다.
향수병은 흔히 노년에 찾아오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쿤데라는 젊은이야말로 과거의 기억에 집착한다고 주장한다.
남은 여생이 짧을수록 추억과 놀면서 허비할 시간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소설 ''향수''의 주인공은 20여년만에 조국 체코로 돌아오는 망명객이다.
율리시즈의 후예인 이들은 공항에서 우연히 마주친다.
여자는 남자를 기억하지만 남자는 여자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들은 만날 약속을 한다.
그리고 프라하를 다시 떠나기 전날 호텔에서 정사를 벌이는데 여자는 남자가 자신이 누구인지 모른다는 사실을 알아챈다.
작가는 두 향수병자의 엇갈린 만남을 통해 ''기억의 형이상학''을 문학적으로 펼쳐낸다.
작가는 ''세계의 문학''(민음사) 겨울호와의 인터뷰에서 "프루스트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기억을 통해 되찾은 삶의 기쁨을 노래했지만 나는 기억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실재가 아니라 부재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은 환멸(Des-illusion)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원제는 ''무지(L''ignorance)''이다.
윤승아 기자 ah@hankyun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