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영동행각.7' .. 김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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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워서 우리는 언 손을 잡았다.
방파제 끝엔 뒤집히는 파도,
더 먼 곳이 우리를 부르는 것이라 믿었다.
등덜미에 물보라가 끼얹어지고
수없는 길들이 쓰러져왔다.
그리고 너는 중학교 선생,
어한기(漁寒期)엔 학생들이 무더기로 잘려나가고
학적부에 붉은 줄을 그어 넣으며
그들에게 고향을 심는다고,찬비 내리는 밤이다.
무엇이 여기서 더 내려야하고
무엇이 여기서 그만 그쳐야 하나.
유리창에 빗줄 하나 흔들리고
그 너머 밤배 하나 흐른다.
나 혼자는 무섭고
너희들도 함께 침묵하는 이 밤에는
무엇이든 놓아버리고 싶다.
흩어진 암초에 엎드리고
옆구리에 잠자코 받는 작살.
시집 ''동두천'' 중
방파제 끝엔 뒤집히는 파도,
더 먼 곳이 우리를 부르는 것이라 믿었다.
등덜미에 물보라가 끼얹어지고
수없는 길들이 쓰러져왔다.
그리고 너는 중학교 선생,
어한기(漁寒期)엔 학생들이 무더기로 잘려나가고
학적부에 붉은 줄을 그어 넣으며
그들에게 고향을 심는다고,찬비 내리는 밤이다.
무엇이 여기서 더 내려야하고
무엇이 여기서 그만 그쳐야 하나.
유리창에 빗줄 하나 흔들리고
그 너머 밤배 하나 흐른다.
나 혼자는 무섭고
너희들도 함께 침묵하는 이 밤에는
무엇이든 놓아버리고 싶다.
흩어진 암초에 엎드리고
옆구리에 잠자코 받는 작살.
시집 ''동두천''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