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기로에 섰다.

차세대 주력 사업으로 키워온 통신 사업이 IMT-2000 사업권(비동기식) 탈락으로 존폐 위기를 맞게됐다.

LG측은 이날 "A에서 Z까지 사업의 모든 부문을 새로 검토하고 있다"며 통신 사업을 포기하는 극단적인 방안도 나올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LG의 사업구조 전반에 대한 재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내년 2월 IMT-2000 동기식 사업자 선정때 LG가 불참할 경우 ''비동기와 동기 기술의 균형발전''을 외치던 정부의 정책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통신사업 위기 맞은 LG=LG는 경우에 따라 통신사업을 접어야 하는 비상 상황에 몰리게 됐다.

IMT-2000사업권을 따내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이동전화 시장의 입지를 완전히 역전시키려던 의도가 수포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특히 LG가 내년에 동기식 사업자로 전환한다 하더라도 자생력 확보가 쉽지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단독으로 동기식 시장을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IMT-2000사업 성패의 중요 요인인 이동전화 가입자수도 현재 SK와 한국통신에 비해 월등히 적은 상태다.

이에따라 장기적으로 통신 사업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그룹전략 전면 수정 불가피=LG는 전자 화학 통신을 3대 주력 사업으로 추진해 왔다.

특히 지난해 반도체 부문을 현대에 넘기면서 통신을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키운다는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IMT-2000사업 탈락으로 LG의 ''글로벌 통신그룹화'' 계획은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됐다.

차세대 이동통신의 핵심인 IMT-2000 서비스에서 주도권을 잡는 게 사실상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IT(정보기술) 분야의 최대 이슈인 무선인터넷은 물론 동영상 등 차세대 통신서비스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동기식 신청할까=한마디로 LG는 딜레마에 빠졌다.

먼저 동기식 사업권을 신청하면 사업자로 선정되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이번에 동기식으로 들어온 하나로통신의 평균 점수가 59점에 머문 데 비해 LG는 80점을 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LG가 동기식으로 뒤늦게 뛰어들어 주도적인 사업자가 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데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는 공식 발표를 통해 "통신사업 전반에 대해 재검토하고 정부와 협의한 후 구체적인 방향을 정할 것"이라며 재도전 여지를 남겨뒀다.

통신사업을 포기할 경우 발생할 대대적인 감원,기업 매각 등 풀어야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LG가 정부로부터 최대한 실익을 얻어낸 뒤 동기식에 다시 신청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