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과 제주은행간 통합이 공식 발표된데 따라 혼미상태에 빠져 있던 은행 합병 작업도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은행은 이날 계약에 따라 앞으로 제주은행이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경영자문을 하게 된다.

이후 신한은행이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게 되면 6개월 이내에 제주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지역에 특화된 소매금융기관으로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두 은행간 통합은 지방은행이 간판을 내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한쪽이 사라지는 흡수합병과는 다른 새로운 모델이다.

물론 제주은행이 자구노력을 충분히 이행한다는 것을 전제 조건으로 하고 있다.

제주은행은 일단 공적자금을 받아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10%로 올리고 경영개선계획에 담긴 인원감축 부실자산처리 점포통폐합 등을 이행해야 한다.

또 신한은행은 경영자문 과정에서 추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이 경우 1인당 생산성 향상이나 영업이익 등을 맞추기 위해 제주은행의 인력을 추가로 감축할 가능성도 있다.

신한은행은 이를 위해 제주은행이 구조조정에 대한 노조동의서를 제출해야만 본계약을 맺기로 했다.

광주와 경남은행은 제주은행과는 달리 우량은행과 짝짓기에 실패,정부 주도의 금융지주회사에 편입되는 것이 사실상 확정됐다.

국민+주택간 합병문제는 대주주의 주도 아래 다시 추진되고 있다.

김상훈 국민은행장은 이날 "대주주는 합병에 찬성하고 있다"고 말해 대주주간 협의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 점을 시사했다.

김정태 주택은행장도 전경련 주최 세미나에서 "국민은행과의 합병은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거세지고 있는 노조의 반발을 어떻게 무마하느냐다.

제주은행 노조는 이날 신한과의 통합에 반대한다며 오는 18일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신한은행과 제주은행간 경영자문계약이 체결된 한국은행 기자실에는 금융노조 및 제주은행 노조원이 뛰어들어 ''통합발표''를 지연시키기도 했다.

국민과 주택은행 노조도 이날 공동투쟁위원회를 결성하고 "합병추진이 가시화되면 오는 28일로 예정된 투쟁일정을 앞당겨 즉각 총파업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