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한미은행의 합병이 국민-주택은행의 합병 재추진 여부에 따라 가속화되느냐, 결렬되느냐의 기로에 섰다.

한미은행은 대주주인 칼라일그룹의 승인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칼라일그룹은 국민-주택의 합병논의가 중단되면서 결정을 미루고 있다.

칼라일그룹 김병주 회장은 지난 15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한미은행의 합병구도 결정이 연내가 될지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국민은행의 대주주인 골드만삭스가 주택은행과의 합병에 동의했는지에도 의문을 나타내며 국민-주택의 합병여부가 하나-한미은행의 합병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신동혁 한미은행장이 대주주를 설득해 곧 하나은행과의 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데 대해서도 "칼라일이 설득됐는지 (신동혁 행장에게) 직접 물어보라"며 냉소적으로 반응했다.

17일까지 한미은행의 ''OK사인''을 기다려 보겠다던 하나은행도 ?한미은행이 결정을 미루면 독자생존 등 다른 방법을 찾을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코메르츠에 타진했던 한빛-외환의 통합도 금융권 구조조정 구도가 혼미해짐에 따라 교착상태다.

코메르츠는 한빛과의 통합을 논의키로 했던 이사회를 연기한 이후 명확한 입장표명없이 국민-주택의 합병추진 상황 등 금융권 구조조정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코메르츠의 동의가 미뤄질 경우 한빛 평화 지방은행들만 통합하는 지주회사를 출범시킬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외환은행 노조는 오는 21일 독일로 출국, 코메르츠에 ''노조 뿐만 아니라 부장급 간부들도 한빛과의 통합에 반대한다''는 점을 설득하고 대주주의 동의를 구할 계획이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