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백억원대의 사상 최대 규모 국제선박소송을 놓고 해사(海事) 전문 법무법인인 세경(서울)과 청해(부산)가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창을 들고 공격에 나선 곳은 지난 5월 문을 연 세경.

러시아 수산회사인 달모르 프로 닥터(DMP)사의 페이퍼 컴퍼니인 베르겐 인더스트리스와 볼레로 쉬핑컴퍼니가 보유한 11척의 대형 트롤어선에 대해 임의경매를 신청한 그리스 라비니아사의 법정대리인 역을 맡았다.

세경은 라비니아사가 DMP사로부터 7백억여원의 빚을 조기에 상환받을 수 있도록 소송 준비에 들어갔다.

세경은 압류한 선박을 하루빨리 경매에 부쳐 채권을 회수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맞선 곳은 청해.부산지역 최고의 해사전문 법인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청해는 DMP사의 의뢰를 받고 15년 이상 해사문제를 다뤄온 서영화 유정동 변호사가 이번 사건을 맡아 진두지휘하고 있다.

청해는 이번 사건이 단순히 돈을 빌려 갚지 않은 사건이 아니라 러시아의 수산회사를 민영화하는 과정에서 회사간 권리의무가 얽혀 발생한 것이어서 복잡한 이해관계를 푸는데 집중하고 있다.

한 법조 관계자는 "2천억원 상당의 대형어선 11척이 한꺼번에 압류된 것은 수산업계 사상 처음있는 일"이라며 "이기는 변호사 쪽은 명성을 얻는 동시에 수억원을 넘는 수임료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