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칼텍스정유(대표 허동수 부회장)가 경영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통합된 네트워크로 관리할 수 있는 ERP(전사적 자원관리) 구축을 끝낸 시점은 지난 4월.

정유업체로서는 처음이었다.

98년3월부터 2년간 2백30억원을 투입하고 전담직원만 60명을 배치한 대규모 투자였다.

LG칼텍스는 세계적 정유회사로 도약하기 위해선 ERP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판단,IMF불황기에 대규모 정보화 투자를 시작했다.

국내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다는 평을 받는 이 회사 ERP시스템의 기본 개념은 다음과 같다.

일단 현업부서에서 거래가 성사되면 업무처리 및 관련거래가 자동으로 이뤄지고 거래정보가 즉각 분석돼 모든 부서에 전달된다.

이에 따라 표준화된 시스템과 정보를 바탕으로 연결돼 있는 본사 공장 저유소 주유소 등 전사업장의 모든 임직원은 같은 정보를 가지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또 전사업장에서 재무 회계 구매 인사 뿐만 아니라 생산관리 설비관리 주문현황 판매현황 재고 물류관리 등 모든 업무를 통합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LG칼텍스정유는 ERP를 도입한 뒤 업무처리시간이 50% 수준으로 단축됐고 연간 2백억여원의 비용절감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고객들은 인터넷을 통한 물품주문과 거래내역의 실시간 확인이 가능해졌고 회사는 고객의 주문을 받아 재고 및 물류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소비자가 원하는 시기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또 여수공장에 소모성 자재를 공급하는 3백여 공급자들은 인터넷으로 각 자재의 재고와 소비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적시적소에 물품을 공급하고 있다.

LG정유의 사업 파트너인 다수의 선박 대여업체들도 온라인으로 이 회사의 용선 일정을 파악해 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있다.

회사의 CIO(최고정보책임자)인 박종철 부사장은 "생산 물류를 모두 포함하는 ERP 구현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성공사례"라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수많은 기업이 벤치마킹하겠다며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