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수 이광수 최종실 김용배(1986년 작고).

사물놀이를 세계적인 음악으로 승화시킨 주역들이다.

91년 해체될 때까지 전세계 1백여개국에서 6백회 이상 공연한 전설적인 기록도 갖고 있다.

해체 뒤에는 각자 풍물단을 만들어 사물놀이의 발전에 힘쓰고 대학강단에도 서는 등 바쁜 음악인생을 보내고 있다.

이중 이광수와 최종실이 같은 문예회관에서 연말 풍물무대를 꾸민다고 해 화제다.

오는 26·27일에는 ''최종실의 타(打)'',30·31일에는 ''상쇠 이광수의 해맞이굿''이 문예회관 대극장에 오른다.

옛 멤버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공연은 아니지만 사물놀이와 타악에 대한 각자의 음악적 지향을 엿볼 수 있는 무대여서 관심을 끈다.

최종실씨가 이번 공연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21세기를 맞으면서 모두들 부푼 소망을 가졌지만 실제로는 힘든 한해였습니다.

희망을 기약하는 소리들을 모아 신명나는 한판 무대를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이 공연은 사물놀이,판굿(소고춤),인도네시아 타악,아프리카 타악 등으로 다양하게 마련된다.

최씨는 "새 시대에는 우리 타악도 세계의 소리와 어울릴 필요가 있다"며 프로그램의 의의를 설명한다.

실제로 최씨는 자신이 이끌고 있는 한민족예술단 단원들과 함께 인도네시아 등지를 방문해 그 지역의 민속타악을 배워왔다고 한다.

대금 명인인 이생강 선생이 판굿의 반주를 맡는다는 소식도 반갑다.

판굿의 특성상 태평소를 들고 최씨의 소고춤을 받쳐줄 예정이다.

이 선생이 태평소를 부는 모습은 흔치 않은 일.

호형호제하는 최씨의 간절한 부탁을 이 선생이 들어준 것이다.

최씨는 사물놀이패가 해체된 뒤 대학에 들어가 타악작곡을 전공했다.

서울예술단 가무악 감독을 거쳐 지금은 중앙대 국악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02)2274-6161

''이광수의 해맞이굿''은 정통 풍물의 진수를 보여주는 공연.

''비나리''를 시작으로 ''삼도설장고가락''''삼도농악가락''''풍물판굿'' 등을 펼쳐보인다.

이광수씨는 사물뿐 아니라 소리인 비나리에서도 경지에 올랐다.

명창 박동진옹이 찬사를 보냈을 정도라고 한다.

이번 공연은 민족음악원 풍물단,풍물굿패 물개 등 자신의 문하생들이 함께 출연하는 훈훈한 무대다.

동양철학자 김용옥씨가 풍물해설을 맡기로 한 것도 뉴스다.

김씨가 고려대 철학과 학생들과 사물을 공부할 때 이씨와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이씨는 최근 충남 예산에 폐교된 학교건물을 인수해 풍물학교를 설립,전문인들을 양성하고 있다.

현재 민족음악원 원장이기도 하다.

(02)732-4690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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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 해설 ]

◆판굿=판에 짜여진 굿,즉 약속된 장단과 놀음사위로 이뤄진 굿이다.

풍물패의 뛰어난 기교와 멋을 볼 수 있다.

◆비나리=말 그대로 액운을 물리치고 순조로운 삶을 기원하는 소리다.

살풀이 액막이 덕담 축원 등이 주요 내용.

◆설장고가락=장고가 혼자 나와 연주하는 장고산조라 보면 된다.

장고 고유의 가락을 다 모아놓은 연주형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