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식투자자의 27.5%가 ''주식중독증''에 걸려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주식투자를 하지 않으면 불안해 견디지 못할 뿐 아니라 강박증과 적대감 우울증 등의 정신적 불안증세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주식투자자를 대상으로 사회병리적인 자문과 투자자세에 대한 계도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경희대 의과대학 신경정신과 반건호 교수팀과 리서치 회사인 문화전략21은 서울의 증권사 매장에 나오는 주식투자자 2백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같은 현상이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의 27.5%가 정상인과는 다른 ''주식중독증상''을 보였다.

△강박증 △예민성 △우울증 △불안감△ 적대감 △공포감 △편집증 △정신증 △신체화 현상 등이 중독증군의 경우 훨씬 심하게 나타났다.

이런 증상의 정도를 8등급으로 구분한 테스트에서 투자자의 10.3%는 상당히 심각한 증상을 보였고 17.2%는 우려할만한 양상을 나타냈다.

이같은 중독증상은 대부분 주식투자에서 손해를 본 경우로 나타났다.

조사시점 이전 1개월간 주식투자로 이익을 본 사람은 15.2%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84.8%는 손해를 보았다고 밝혔다.

반 교수는 주식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은 사람중 뚜렷한 원인없이 머리가 아프고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며 늘 무력감과 피로를 느끼는 경우 등은 증세를 의심해 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식시세를 확인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컴퓨터나 객장의 시세표를 보아야 마음이 편해지는 사람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교수는 "주식투자 실패로 적대감이 생기지만 대상이 분명치 않아 사회전체에 대한 적대적 감정으로 발전되기도 한다"며 "정도가 심할 경우 가정과 직장생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식투자자의 학력은 대졸이상이 81.6%로 대부분이었고 사무직 종사사가 75.3%로 가장 많았다.

특히 이들 주식투자자의 대부분인 75.7%가 업무시간에 주식투자에 매달려 상당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