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에 이은 제2차 은행파업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1일 열린 노사정 위원회에서 노정 양측은 한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근영 금감위원장은 "금융지주회사에 공적자금 투입은행들을 편입시키는 것은 기능재편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노조측이 요구하는 2년간의 정상화 기간은 원칙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금융파업에 참가하는 일부 은행들에서 최근 예금인출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지급불능사태가 발생할 시 이들 은행을 다른 은행에 자산부채인수(P&A)방식으로 합병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 파업이 강행될 경우 고객들은 적잖은 불편을 겪을 전망이다.

특히 많은 기업들이 25일을 전후해 급여를 지급하므로 심각한 혼란이 초래될 수도 있다.

<>총파업 선언한 금융노조=이용득 금융노조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국정쇄신 차원에서 진념 재정경제부장관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 등 고위 경제관료를 문책하라고 요구했다.

또 "정부주도의 강제합병은 없다"는 7.11 노정합의사항을 준수하라고 주장했다.

평화 광주 경남 제주은행 노조도 정부 주도의 금융지주회사 편입이 사실상 자산부채인수(P&A)방식에 의한 퇴출 음모라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이들 은행에 대해서도 자회사 편입 후 정상화를 추진하고 2002년말까지 독립기회를 보장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1인당 영업이익 기준을 왜곡해 인원감축 행위를 자행한 금융감독원 담당국장과 경영평가위원장의 문책도 함께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금융노조는 이같은 대정부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오는 28일부터는 금융노조산하 24개 금융기관이 참여한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와 은행의 파업대책=정부는 6개은행 노조의 파업과 관련,불법행위 가담자는 전원 현장 검거하고 파업주동자는 고소.고발을 받아 사법조치토록 하는 등 강력 대처키로 했다.

정부는 자금유통이 많은 연말인 만큼 영업중단사태를 막기 위해 비상근무체제를 가동,대체인력의 즉각투입계획을 세우는 한편 각 은행의 전산실에 대한 특별보호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국민 주택은행도 파업참여를 불법으로 간주,강경대응키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주택은행 김정태 행장은 이날 행내방송을 통해 "파업 가담자는 규정에 따라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6개 은행들은 우선 파업비상대책반 등을 구성해 전산망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데 최대 주안점을 두고 있다.

<>국민 불편 불가피=은행파업이 강행되면 국민불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국내 최다 점포망을 가진 국민 주택은행이 파업을 주도함으로써 일반 국민들은 입.출금이나 송금 대출 공과금이나 세금납부 등에 상당한 불편을 겪을 전망이다.

기업들도 어음결제와 당좌거래 수입신용장 개설 등에서 업무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그러나 정부와 은행이 비계약직과 대체인력을 투입,문을 닫는 점포가 없도록 대비하고 있어 금융시스템이 멈추는 불상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 관계자들은 "가능한 CD나 ATM기 등 자동화기기를 이용하고 파업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없으므로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업무처리를 잠시 연기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박민하.이상열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