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가 무너지고 있다.

뉴욕발(發) 주가폭락은 세계증시를 걷잡을 수없는 동반하락세로 몰고갔다.

최근의 미 증시 붕괴현상은 무엇보다 경기급랭 및 이에따른 기업실적악화 우려 탓이다.

세계적 주가급락세는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는 세계경제를 더욱 위축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내년 초 미국을 필두로 세계적인 금리인하 바람이 거세게 불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

따라서 침몰하고 있는 세계증시가 내년 2.4분기부터는 금리인하라는 대형호재를 등에 업고 상승날개를 달수 있을 것으로 뉴욕의 월가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원인 =미 주가급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경기둔화와 이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다.

10년 호황을 구가하던 미 경제가 추락 일보직전에 내몰려 있다는 우려가 높다.

미 상무부가 21일 발표한 지난 3.4분기 경제성장률은 2.2%(최종치)로 전분기(5.6%)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는 앞서 발표했던 2.4%보다도 0.2%포인트 더 떨어진 것이며 지난 96년 3.4분기 이후 4년만에 최저 수준이다.

소비자 경기신뢰도 등 각종 경기지표들도 악화일로다.

이 때문에 미 경제가 급속히 냉각돼 연착륙에 실패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는 분위기다.

경기둔화는 기업실적에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세계증시 호황의 주역이었던 첨단기술주들의 실적이 급격히 나빠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전망 =월가의 유명 분석가들은 그래도 내년의 증시상황에 대해서는 낙관하고 있다.

월가의 최고권위자중 한사람인 골드만삭스의 수석증시전략가인 애비 코언은 내년에 미 주가가 20% 가량 오를 것으로 점치고 있다.

내년에는 FRB의 금리인하 등으로 미 경기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는 근거에서다.

일각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미 증시가 바닥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도 제기하고 있다.

경기둔화에 따른 소득감소 뿐아니라 높은 가계 및 기업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미 경제가 FRB의 금리인하로 금방 되살아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FRB가 내년 초 금리인하를 단행한다 하더라도 실물경제에 영향이 미치기까지는 보통 5∼9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빨라야 6월 이후에나 미 기업의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 금리인하 기대 =미국 뿐 아니라 아시아 유럽 등 세계각국 통화당국들도 내년에 서둘러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세계증시에 청신호다.

미국이 가장 먼저 금리를 내리고 이어 영국 유로존 아시아 순으로 금리가 인하될 공산이 크다.

내년 상반기중 금리인하폭은 국별로 0.25~0.5%포인트로 예상되고 있다.

일단 이 정도면 세계증시는 한숨을 돌리고 상승탄력을 받을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이 상반기에 한두차례, 유럽은 한번 정도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게 국제 금융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