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세계증시가 동반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에 커다란 파장이 일고 있다.

무엇보다 경기순환상으로 주가하락에 따라 역자산효과(anti-wealth effect)가 나타나면서 세계경기가 과거 경기하락기에 비해 빠르게 침체되고 있다.

이는 과거 세계경기 회복이 세계소득(GDP)에 대한 기여도가 10% 미만인 기업의 설비투자가 주도했으나 이번에는 60%를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세계평균주가가 10% 하락될 경우 현재 세계소득에서 자산소득이 차지하는 비중과 자산소득의 소비성향을 감안하면 세계경제성장률은 1.2%포인트 정도 둔화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금융시장에서도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최근처럼 세계증시가 하락하면 투자자들의 성향은 크게 두가지 방향으로 나뉘어진다.

일단 위험을 기피하는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들어 투자자금이 국채시장에 몰리면서 회사채 수익률과 국채수익률간의 양분화 현상이 심화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반면 위험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은 수익률을 보전하기 위해 ''고위험-고수익'' 자산을 선호하는 경향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러시아, 중남미 국채와 정크본드와 같은 투기등급 채권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한동안 잠잠했던 헤지펀드들이 다시 활개를 치고 있는 점이다.

이달 들어 헤지펀드 수익률을 잘 반영하고 있는 CSFB/트레몬트 헤지펀드 지수가 11월에 비해 3.6%나 상승해 올해 수익률이 평균 27%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CSFB/트레몬트 펀드를 이끌고 있는 파울 튜더존스는 "미국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헤지펀드로서는 기회다. 앞으로 개도국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들은 헤지펀드와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증시 자체적으로는 기업실적에 따라 주가의 명암이 뚜렷하게 갈리는 차별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과 기업들은 위험관리(risk management)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그 결과 파생금융시장이 커지면서 각 상품의 장점만을 골라 만들어진 퓨전형 금융상품이 부각되고 있다.

투자기법도 펀드매니저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투자기법보다는 시스템 투자기법이 각광을 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선진국들의 금융정책도 완화기조로 선회되고 있다.

지난 1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는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를 기존의 ''긴축''에서 ''중립''으로 변경했다.

부시 정부 출범 이후 열릴 내년 1월말 FRB 회의에서는 연방기금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유럽, 일본 등 선진국 금리도 동반인하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