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일의 그림읽기] (18) 안상철 '청일(晴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올해 농사는 예년 수준을 웃도는 풍작이건만 농민들이 데모하는 모습이 TV에 자주 등장한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은 옛말이 되었는지 정부의 농업정책이 시원스럽지가 않은 듯하다.
농민은 자연의 섭리를 중히 여기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일상으로 돌아가 "농작물은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교훈을 되새기며 부지런히 일한다.
오늘은 농민들의 추수의 기쁨을 그림으로 표현한 ''청일(晴日)''을 소개한다.
''청일''(종이에 수묵,233X162㎝)은 연정 안상철(安相喆·1927~1993) 화백이 1959년 제8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작품이다.
작가가 직접 관악산 아랫마을을 찾아가 벼를 베 말리려고 논두렁에 쌓아 놓은 볏단과 벼의 그루터기를 그린 것이다.
짜작짜작한 논물이 방금 벼를 베어낸 듯 선명하다.
볏단의 노란색과 검푸른 흙이 대비되어 밝게 보인다.
기계로 논에 서있는 벼를 바로 추수하는 요즘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앞쪽의 볏가리와 뒤에 보이는 초가집 몇채가 가을걷이를 한 농촌 풍경을 잘 나타내고 있다.
동양화 하면 으레 산수화를 연상하고 산수화는 흔히 중국풍의 관념산수가 유행하던 국전 초기의 구습에서 탈피,작가가 우리 생활주변에서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는 소재를 찾아 내것으로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새롭게 그린 것이다.
''청일''이 대통령상을 받았을 때 "새로운 소재,새로운 구도로 한국적인 그림을 그렸다"는 평을 들었다.
연정은 1956년 제5회 국전부터 제8회 국전까지 연4회를 특선한 작가다.
5,6회는 문교부장관상,7회는 부통령상,8회 대통령상을 받아 국전 사상 4회를 모두 상으로 일관,추천작가가 된 신기록을 세웠다.
연정은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대학 동기인 하인두,김서봉과 함께 덕성여고에서 미술교사로 후진을 양성했다.
미술교사 시절 이들은 ''덕성 삼총사''로 우정을 나눴다.
술이 거나해지면 신접살이를 하는 연정 집에 쳐들어가 통행금지가 해제될 때까지 부인이 술 시중을 들게 했다고 한다.
연정의 부인은 서양화가인 나희균씨다.
나씨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류화가인 나혜석(1896∼1946)의 조카다.
파리 국립미술학교를 졸업,부군과 나란히 작품 활동을 해왔다.
월간 art 발행인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은 옛말이 되었는지 정부의 농업정책이 시원스럽지가 않은 듯하다.
농민은 자연의 섭리를 중히 여기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일상으로 돌아가 "농작물은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교훈을 되새기며 부지런히 일한다.
오늘은 농민들의 추수의 기쁨을 그림으로 표현한 ''청일(晴日)''을 소개한다.
''청일''(종이에 수묵,233X162㎝)은 연정 안상철(安相喆·1927~1993) 화백이 1959년 제8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작품이다.
작가가 직접 관악산 아랫마을을 찾아가 벼를 베 말리려고 논두렁에 쌓아 놓은 볏단과 벼의 그루터기를 그린 것이다.
짜작짜작한 논물이 방금 벼를 베어낸 듯 선명하다.
볏단의 노란색과 검푸른 흙이 대비되어 밝게 보인다.
기계로 논에 서있는 벼를 바로 추수하는 요즘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앞쪽의 볏가리와 뒤에 보이는 초가집 몇채가 가을걷이를 한 농촌 풍경을 잘 나타내고 있다.
동양화 하면 으레 산수화를 연상하고 산수화는 흔히 중국풍의 관념산수가 유행하던 국전 초기의 구습에서 탈피,작가가 우리 생활주변에서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는 소재를 찾아 내것으로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새롭게 그린 것이다.
''청일''이 대통령상을 받았을 때 "새로운 소재,새로운 구도로 한국적인 그림을 그렸다"는 평을 들었다.
연정은 1956년 제5회 국전부터 제8회 국전까지 연4회를 특선한 작가다.
5,6회는 문교부장관상,7회는 부통령상,8회 대통령상을 받아 국전 사상 4회를 모두 상으로 일관,추천작가가 된 신기록을 세웠다.
연정은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대학 동기인 하인두,김서봉과 함께 덕성여고에서 미술교사로 후진을 양성했다.
미술교사 시절 이들은 ''덕성 삼총사''로 우정을 나눴다.
술이 거나해지면 신접살이를 하는 연정 집에 쳐들어가 통행금지가 해제될 때까지 부인이 술 시중을 들게 했다고 한다.
연정의 부인은 서양화가인 나희균씨다.
나씨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류화가인 나혜석(1896∼1946)의 조카다.
파리 국립미술학교를 졸업,부군과 나란히 작품 활동을 해왔다.
월간 art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