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캐리 웹,줄리 잉크스터.

퍼팅하기 전 퍼터를 앞에 늘어뜨린 뒤 뭔가를 골똘히 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 선수들이다.

그들은 이른바 ''측량추 방법(plumb-bobbing method)''을 쓰고 있다.

요컨대 나는 골프에 입문한 지 31년째지만 단 한번도 이 방법을 써보지 않았다.

내 나름대로의 방식을 헷갈리게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방법을 사용해보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 다른 프로들한테서 들은 것을 바탕으로 소개한다.

측량추 방법은 그린의 경사도를 파악하기 위해 사용된다.

그냥 육안으로는 경사가 잘 파악되지 않거나,뭔가 미심쩍을 때 확신을 갖기 위해 이 방법이 동원된다.

방법은 우선 볼 뒤쪽으로 간다.

볼 뒤쪽 가운데 평평한 곳을 선정한다.

골퍼가 있는 곳이 경사지라면 오차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곳에 쭈그리고 앉은 다음 엄지와 검지로 퍼터샤프트를 잡고 눈앞에 늘어뜨린다.

이 때도 샤프트가 정확히 수직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 다음 주안(主眼·두 눈 중 잘 보이는 눈)만 뜨고 나머지 한눈은 감는다.

그리고 샤프트를 볼 왼쪽(볼 중앙을 겨냥하라고 말하는 골퍼도 있음)에 일직선으로 맞춘 뒤 홀을 그 연장선상에 오도록 한다.

그렇게 보았을 때 홀이 볼 뒤 선상에 있으면 퍼팅라인의 경사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면 된다.

만약 홀이 샤프트보다 오른쪽에 있으면 오른쪽으로 굽어지는 퍼팅라인이다.

물론 홀이 샤프트보다 왼쪽에 있으면 왼쪽으로 굽어지는 퍼팅라인이다.

이 측량추 방법은 프로골퍼의 지도 아래 그 절차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아마추어골퍼들이 처음 이 방법을 사용하면 헷갈리지 않을 수 없다.

몇번의 시행착오와 충분한 연습을 거친 뒤에야 제대로 써먹을 수 있는 것이다.

이 방법을 통해 그린경사를 파악하는 프로골퍼들은 대부분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어떤 골퍼들은 이 방법으로 그린경사를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집중을 노리기도 한다.

퍼팅하기 전 잠깐이라도 정신을 한곳에 모아 무념무상의 상태에서 스트로크를 하기 위함인 것이다.

/남서울CC 헤드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