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혁 < 한솔그룹 부회장 henryd@hansol.co.kr >

우리도 해외여행 초기에는 가끔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이야깃거리가 되곤 했다.

호텔에서의 실수,특산품을 구입하는 과정에서의 무지,여권이나 여행자수표의 소지와 사용에 대한 미숙함 등이 불과 몇년전에 일어난 일들이어서 자주 뉴스거리가 되었던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그러나 요즘은 과연 지금도 그럴까 할 정도로 국민들의 의식이 많이 높아졌다.

오히려 해외관광객들이 국내여행을 하면서 에티켓을 지키지 않거나 실수하는 것에 눈살을 찌푸리는 등 한국인들의 세계시민으로서 문화적 소양은 이미 세계화를 걷고 있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좀더 냉철히 들여다보면 아직도 우리가 고치고 개선해야 할 점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필자는 업무차 해외여행을 할 기회가 자주 있다.

비행기를 타면 벌써 해외라는 느낌 때문인지 주위에 앉은 사람이 동양인처럼 보이면 그가 한국사람인지 궁금해 하곤 한다.

이것은 해외여행을 해본 사람이면 누구나 느끼는 일이다.

그런데 그가 한국사람인지 아닌지를 구별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비행기 착륙때 그가 어떻게 행동하느냐로 금방 한국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는 얘기다.

분명 도착 후 안전벨트를 풀어도 좋다는 신호등이 꺼지기 전까지는 앉아서 승무원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한국인 승객들은 멈췄다 싶으면 빨리 나가겠다는 조급함 때문에 승무원의 지시가 있기도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꾸리고 법석을 떤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의 이러한 행동이 다른 외국인 승객들의 눈에 곱게 보이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다.

작은 것처럼 여길지 모르지만 우리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외국인들에겐 한국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지구촌은 점점 하나가 되어 의식은 세계화를 걷고 있는데,아직까지 행동이 여기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알고 있다면 실천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여러 분야에서 세계인들과 함께 인류공동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세계시민의 일원이 되었다.

이러한 세계시민의 일원으로서 말과 의식 뿐만 아니라 행동까지도 세계화에 이를 수 있도록 좀더 노력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숙제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