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베스트 레스토랑 2000"은 홍콩의 대표적인 레스토랑 가이드 북이다.

홍콩의 1백50개 레스토랑과 마카오의 레스토랑 70여 개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음식.와인.서비스.가격별로 10점을 만점으로 일반인들이 채점한 점수가 함께 실려 있다.

물론 마지막에는 이 책의 편집에 관여하는 13명의 음식 전문가들이 매긴 점수가 더해져 신뢰도를 높여준다.

중국 신장지방의 레스토랑 소개도 들어 있고 음식 용어에 대한 간단한 설명도 붙어 있다.

15년째 가장 잘 팔리는 음식책으로 실내 전경을 담은 사진과 함께 어느 가이드북보다도 자세하게 음식의 종류 위치에서부터 채식주의자용 메뉴,조미료의 사용 여부,흡연석 여부,휴대전화 사용여부까지 소개되어 있다.

2000년에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곳은 페닌슐라 호텔 1층의 가디스(Gaddi"s)와 콘라드 인터내셔널 호텔 8층의 니콜리니스(Nicholini"s).

가디스는 1953년부터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는 정통 프렌치 레스토랑이고,니콜리니스는 1990년에 생긴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전망이 좋고,베로나에서 온 지오반니 그레지오 주방장이 신선한 재료로 솜씨를 내는 곳이다.

그 외에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의 만다린 그릴과 샹그리라 호텔의 프렌치 레스토랑인 마고(Margaux),퍼시픽 플레이스 안에 있는 광동 음식점 젠(Zen),리젠트 홍콩 안의 유러피안 레스토랑 플럼(Plume),하버 로드의 베트남 음식점인 사이공(Saigon) 등이 높은 점수를 얻은 곳이다.

물론 음식 천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란콰이퐁이나 엘진 스트리트 등의 지역은 걸어서 전세계의 먹을거리를 다 구경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음식점들이 자리하고 있으므로 이럴 때는 아무런 선입견 없이 음식 냄새를 따라 레스토랑을 골라보는 것도 새로운 즐거움이다.

레스토랑 가이드북을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1900년에 시작하여 올해로 1백주년이 된 "미슐랭"(Michelin) 가이드북이다.

이 책은 매년 봄에 출간되자 마자 50만부 이상이 팔리는 스테디셀러다.

전국의 레스토랑을 대상으로 심사해 요리와 서비스의 수준에 따라 별을 달아주는데,별 3개를 달게 되면 성대한 시상식을 치르기도 한다.

지금까지 별 3개를 딴 레스토랑은 프랑스 전국의 수 만개 식당 중에 20개 안팎이니 별 하나만 있어도 음식에 있어서는 믿고 들어가도 된다는 얘기다.

1582년부터 4백여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라 투르 다르장의 경우 별 3개에서 별 2개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기도 하는 등 별 한두 개에 레스토랑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2000년 미슐랭 가이드북을 보면 알랭 뒤카스(Alain Ducasse),그랑 베푸아(Grand Vefour),람브로아제(L"Ambriosie),라르페주(L"Arpege), 루카스 카르통(Lucas Carton),피에르 갸나에르(Pierre Gagnaire),타이어방(Taillevent) 등이 별 3개를 얻은 레스토랑이다.

미슐랭 가이드북 쓰리 스타 레스토랑을 2개 이상 갖고 있는 프랑스 최고의 주방장 알랭 뒤카스가 이끄는 알랭 뒤카스는 전통과 품격에 계절의 맛까지 곁들인 프랑스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그랑 베푸아는 사부아출신 주방장인 기 마르탱의 생선 요리가 유명하고, 이 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자리는 빅토르 위고가 앉았던 자리다.

람브로아제는 고급스런 인테리어와 완벽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고,라르페주는 알랭 파싸르가 만들어내는 맛과 빛깔의 완벽한 조화로 유명한 곳이다.

이 미슐랭 가이드 외에 프랑스의 레스토랑 가이드북으로 고미요와 프티 르노 역시 유명하다.

위에 소개한 레스토랑 가이드북의 수위에 오른 레스토랑들의 특징은 음식, 인테리어, 서비스 등에 있어서 보증을 받은 곳이지만 대부분 서너 달 전에 예약을 해야 들어갈 수 있을 뿐더러 그 유명함에 비례하여 가격 또한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이 가이드북들에는 적당한 가격에 맛도 있는 레스토랑을 찾아볼 수 있는 다른 여러 가지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여행지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어볼 의사가 있다면 먼저 믿을 수 있는 레스토랑 가이드북을 먼저 손에 넣고 볼 일이다.

신혜연 월간데코피가로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