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를 휩쓸고 있는 불황에서도 학습지 업계는 성장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과외와 학원의 틈새시장에서 싹튼 학습지는 현재 유아 8천억원, 초등 3조원, 수능 8백억원 등 연간 4조원에 가까운 거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교육산업이 경기변화에 민감하지 않은 데다 우리나라의 뜨거운 교육열을 감안하면 학습지 시장은 앞으로도 팽창을 계속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인터넷과 세계화라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학습지업체들은 온라인 사업을 확대하고 세계 무대에 진출하는 등 활동영역까지 넓혀가는 추세다.

<> 초등학습지 "빅4" =지난 97년 1조7천억원 가량이던 시장 규모는 98년 2조원을 넘어선데 이어 올해는 3조원대에 이른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초등 학습지 시장은 대교(눈높이) 재능교육(스스로) 교원그룹(구몬) 웅진닷컴(씽크빅) 등 "빅4"가 주도하고 있다.

이들의 시장 점율율이 전체의 50%를 넘는다.

"빅4"의 회원수는 <>95년 2백64만명 <>97년 3백62만명 <>99년 4백12만명 <>2000년 4백50만명 등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눈높이" 브랜드로 잘 알려진 업계 1위 대교는 지난해 회원수만 2백9만명, 매출액은 5천6백억여원에 이른다.

대교의 매출액과 회원수는 96년 4천87억원(1백69만4천명), 97년 5천1백25억원(1백92만명), 98년 5천5백92억원(1백87만명), 99년 5천6백53억원(2백9만명)으로 상승세를 이어왔다.

오는 2004년에는 매출액 1조8천억원, 회원 4백만명을 확보한다는 야심한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지난 77년 10명의 직원으로 사업을 시작한 재능교육은 지난해 84만명의 회원을 확보, 2천5백62억원의 매출액을 올려 중견기업의 반열에 올랐다.

빨간펜 시리즈로 유명한 구몬은 빨간펜 브랜드 하나만으로 5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는 등 전체적으로 90만명에 가까운 회원을 갖고 있다.

"씽크빅"의 웅진닷컴도 회원수를 연말까지 62만명으로 늘려 1천7백3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차별화 전략 =대교와 웅진은 인터넷 쪽으로, 재능교육은 해외 무대로 뛰면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대교는 현재 전체 사업영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에 불과한 e비즈니스 부문을 오는 2004년까지 27%로 끌어올려 종합 인터넷 교육기업으로 변신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지난 6월 교육전문 사이트인 "에듀피아닷컴(edupia.com)"의 문을 열고 첫걸음을 내디뎠다.

웅진은 지난 4월 창립 20주년을 맞아 회사명을 아예 "웅진닷컴"으로 바꾸면서까지 인터넷 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메디슨 네띠앙 등과 손잡고 교육 벤처기업인 "에듀빅닷컴"(www.edubig.com)을 설립했다.

이에 비해 재능은 "토종학습법" 수출에 힘을 쏟고 있다.

미국 중국 홍콩 뉴질랜드 호주 등 세계 5개국에 7개의 지사를 설치했다.

특히 인구 15억명의 "한족(漢族)시장"을 겨냥해 지난 6월 중국 선양에 진출한데 이어 오는 2002년까지 베이징과 상하이에도 "스스로학습법"을 수출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중국인에 맞는 교재를 만들어내기 위해 연구개발(R&D) 합기획팀도 발족시켰다.

이를 통해 현재 1만명인 해외 회원수를 2002년까지 5만명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 전문화 바람 ="영어교육 1번지"를 자부하는 YBM-시사영어사가 영어전문학습지인 "시사영어동아리"를 내놓는 등 학습지 업계에도 전문화 바람이 불고 있다.

교육평가전문기관인 중앙교육진흥연구소는 "쉬운 수능"과 2002년 "수능 9등급제"를 겨냥해 쉬운 수능학습지 "이지 에이 플러스"를 만들어냈다.

종이 학습지와는 달리 애니메이션과 오디오, 삽화 등을 결합해 입체적인 교육이 가능하도록 꾸민 온라인 학습지 "푸르넷닷컴(www.purunet.com)"도 등장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