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제의 대표주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시스코시스템스 델컴퓨터의 전성시대가 저물고 있는가.

USA투데이는 최근 인터넷시대를 주름잡던 이들 4개 업체들이 그동안 지켜온 최고의 권좌를 계속 유지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보도했다.

이들 기업들이 속한 사업분야의 성장성이 갈수록 둔화되고 있는데다 급속한 기술발전과 경쟁격화로 1위 자리를 고수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첨단기술분야의 고릴라였던 이들 업체들의 몰락 징후는 벌써부터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4개사의 시가총액은 2년전 나스닥시장 전체의 30%를 차지했으나 지금은 22%로 뚝 떨어졌다.

월가에서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펀드조사업체인 모닝스타에 따르면 많은 펀드매니저들이 이들 4개사의 주식보유비중을 줄이는 대신 급성장하는 인터넷과 통신주로 옮겨가고 있다.

MS는 PC운영체제 시장에서 리눅스에 맹추격당하고 있고 핵심기술인 소스코드공개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반독점법에 걸려 분사위기에 내몰려 있다.

세계 최대 칩메이커인 인텔은 칩과 메인보드의 출하지연과 리콜 등으로 거래선을 경쟁업체에 빼앗기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심지어 살로먼스미스바니의 애널리스트 조너선 조셉은 세계적 소비둔화로 인텔이 10년래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넷시대의 제왕인 시스코는 최근 경쟁업체에 밀리고 있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웹라우터장비 시장에서 1년전 10%도 안되던 주니퍼네트웍스의 시장점유율이 30%로 껑충 뛰어오른 반면 시스코는 75%에서 68%로 낮아졌다.

게다가 기업인수 전략으로 빠르게 성장해 왔으나 최근에는 주가약세로 이것도 여의치 않다.

델컴퓨터도 경기둔화 때문에 PC 판매가 갈수록 저조해지면서 기력이 약해지고 있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인 마이클 델은 내년 매출이 20% 감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매년 40∼50%의 초고속 외형성장을 구가해온 호시절이 끝났다는 고백이었다.

최근에는 급성장하는 서버컴퓨터 시장에 뛰어들어 돌파구를 찾고 있으나 선마이크로시스템스 IBM 컴팩 등이 서버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USA투데이는 이들의 몰락가능성은 무선전화기와 휴대용 통신장비가 빠르게 보급되면서 ''PC시대''가 마감하고 ''포스트PC시대''에 접어들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월가전문가들은 PC시대의 강자였던 이들 4개 업체는 뒤처지고 광통신장비업체인 JDS유니페이즈, 네트워크업체인 주니퍼네트웍스, 인터넷소프트웨어 업체인 베리타스 및 시벨시스템스 등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