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 자금난 등으로 그룹 이미지가 크게 실추된 회사들이 그룹 이름과 완전히 다른 사명을 채택키로 하는등 새 CI(기업이미지통합)작업에 나서고 있다.

이미지가 훼손된 그룹 이름으로는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는 더욱더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간 해태전자는 내년초 새로운 사명으로 새출발하기로 하고 사명 개정작업에 들어갔다.

해태전자 관계자는 "부도난 해태 타이틀로선 회사를 정상화시키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보고 사명을 바꾸기로 했다"면서 "새로운 사명으로 사내 분위기를 일신하고 시장에서 새로운 신뢰를 쌓아가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전자도 현대로부터 계열 분리되는 내년 상반기중 회사명을 바꾸기로 하고 새 CI 작업에 들어갔다.

''현대''에는 중후장대한 이미지가 배어 있다며 새 CI에는 반도체 통신장비업체로서 전자산업의 기초를 다지는 첨단회사라는 이미지를 반영할 계획이라고 현대전자는 밝혔다.

대우전자도 장기 과제로 ''대우''의 이름을 바꾸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로선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탈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에 CI에 여력이 없으나 안정화되는 단계에서 사명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의 다른 계열사들도 ''대우''브랜드에 대한 상표권을 가진 ㈜대우의 사용대가(로열티) 요구에 따라 사명 변경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와 대우는 자금난을 겪으면서 해외 언론에 집중 보도된 후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사명변경 요구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2,1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자문단회의에서 오노 루딩 시티은행 부회장은 국내 대기업의 사명 변경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최근 해외 금융시장에서 현대 대우라는 이름이 들어가면 투자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아예 재벌 이름을 바꾸는 것도 외국인 투자를 유인하는 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윤진식 기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