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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未堂 서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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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기한 것,아름다운 것,사랑스러운 것 앞에 서면 황홀한 웃음부터 솟아나온다는 시인 미당(未堂)서정주(徐廷柱)의 웃음은 문단에 널리 알려져 있다.

    그가 시에서 ''쟁끼웃음''이라고 표현한 낭자한 웃음이다.

    배필을 맞을 때 화투패를 떼보고 즉석에서 혼사를 정했다거나 처갓집에서 장인과 술잔을 기울이다 장모를 ''이쁘다''고 했다가 장인에게 혼쭐이 났다는 일화나 기행은 젊은 시절 미당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준다.

    "그녀 먼저 숨을 거두어 떠날 때에는/그 숨결 달래서 내 피리에 담고…"라고 노래했던 미당이 지난 10월 아내 먼저 떠나 보낸 뒤 아내의 숨결을 담은 피리를 들고 휘적휘적 뒤따라 갔다.

    문학평론가 유종호씨는 큰 시인을 가늠하는 척도로 세가지를 들었다.

    우선 작품량이 많아야 하고 창의적 독보적 언어구사능력을 가져야 하며,독자적인 세계이해 혹은 삶의 예지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규정해 놓고 보면 우리 시인 가운데 가장 큰 존재로 떠오르는 것이 미당이라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성 싶다.

    지금껏 써 온 1천여편의 시는 미당의 시적 야망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그는 ''방언의 마술사''라는 말을 들었을 정도로 토속어를 구사하고 순화시키는 요술쟁이의 솜씨를 지녔다.

    그의 시에서는 육자배기 가락같은 음악성이 깃들어 있다.

    시에는 음운을 중시하는 소리지향시와 사유의 깊이를 느끼게 하는 산문지향시가 있다지만 미당의 시에는 두요소가 함께 어우러져 있다는 평을 받는다.

    미당은 60여년을 줄곧 시를 써왔다.

    불교의 윤회관을 토대로 한국문화의 전통을 규정하면서 넉넉하고 온화한 관조의 자세로 생활하고 시도 썼다.

    인생을 운명적인 것으로 받아들였는지도 모른다.

    그의 처신에 대해 이런저런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민중문학을 했던 문인들의 비판은 야멸차고 거셌다.

    교과서에 실렸던 그의 시까지 모조리 빼버렸으니 말이다.

    "내 사후에도 되도록 오래 어느 만큼의 독자들의 심금에 울려 가 주었으면 한다"던 미당의 소망처럼 그의 시는 이제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고전이 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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