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26일 당직자 이취임식을 갖고 당직개편에 따른 당의 단합과 당풍쇄신을 다짐했다.

그러나 신.구주류간의 앙금이 표출되는 등 미묘한 갈등기류도 감지됐다.

김중권 대표가 강한 여당론 등을 내세우며 당의 단합을 역설하는 등 당운영에 의욕을 보인 반면 구주류의 일원인 김옥두 전 사무총장은 느닷없이 퇴진한 권노갑 전 최고위원의 행적을 거론해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다.

김 대표는 취임사에서 "우리는 개혁의 주체로서 그동안 국민에게 확실한 믿음을 줬는지 비판적으로 자아 성찰해야 할 때"라고 자성론을 제기했다.

또 "국정운영의 최종책임을 져야 하는 집권당인 우리는 역사와 국민에게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며 "우리가 머뭇거리거나 흔들리면 국민들이 불안해 하고 나라의 내일이 어두워진다"고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앞서 열린 당4역회의에서도 "당이 대통령만 쳐다보지 말고 책임있게 일을 맡아서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예산협상 과정을 청와대에 보고했더니 대표가 알아서 처리하라고 했다"며 "참으로 무거운 책임감과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말씀"이라고 말해 자신이 당무 전반에 ''전권''을 위임 받았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김옥두 전 총장은 이임사 서두에서 "이 자리에는 없지만 40여년 동안 오직 한 길로 당과 국가, 김대중 대통령을 위해 헌신한 권노갑 전 최고위원에게 감사한다"고 언급, 행사장 분위기를 어색케했다.

그는 또 "당내에서 비판하는 것은 괜찮지만 당외에서 언론을 통해 자기 정치목적을 위해 발언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권노갑 2선퇴진'' 파문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이임사 말미에 당의 단합을 짤막하게 언급했다.

이날 행사에 이인제 김근태 정대철 박상천 최고위원 등은 나오지 않았다.

특히 이 위원의 경우 당직개편후 의원총회와 최고위원회의 등 당 회의에 잇달아 불참, 김 대표체제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표출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강하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