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의 복잡한 기능을 모르더라도 e메일을 주고 받고 웹서핑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라는 호기심이 만들어낸 것이 TV를 이용한 인터넷,즉 인터넷TV다.

국내 인터넷TV 시장은 아직까지 가입자수 부족으로 경제성있는 시장을 이루지 못하고 있지만 무선인터넷 시장과 더불어 높은 성장률이 기대되는 분야다.

인터넷TV용 셋톱박스를 생산하는 티컴코리아(대표 김종대.www.tcomkorea.co.kr)의 비즈니스 모델을 살펴본다.

<>BM분석=티컴코리아의 인터넷TV용 셋톱박스를 통해 받을 수 있는 서비스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웹TV형 서비스다.

이는 높은 해상도를 통해 PC와 동일한 수준의 웹사이트 표현능력과 화상채팅 등 동영상을 동반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가능하게 해준다.

둘째는 응용 서비스다.

DVD 플레이어,인터넷 전화기 등과 연결해 인터넷TV에서는 이용하기 힘든 부가 기능들을 쓸 수 있다.

특히 티컴코리아의 셋톱박스에 내장된 10기가바이트 용량의 하드디스크를 활용한 디지털 녹화(현재 개발 중),다운로드 받은 음악과 비디오 감상,나아가 게임도 즐길 수 있다.

이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TV의 성공 가능성은 초고속 인터넷의 보급률과 함께 높아지고 있다.

이미 국내 초고속 인터넷 사용자수는 지난 9월말 3백만명을 돌파했다.

한편 지난해 상반기까지 회사원과 젊은 학생들이 대부분이던 국내 인터넷 사용자가 작년 하반기 들어서면서 일반인들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와 더불어 다양한 콘텐츠가 대량 생산되고 있는 것도 인터넷TV 서비스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는 추진력이 되고 있다.

문제는 인터넷TV용 셋톱박스의 보급이다.

티컴코리아는 국내 시장 개척과 함께 해외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00 가을 컴덱스에 참가했고 몇몇 해외 서비스업체와 구체적인 수출 계약을 진행중이다.

또 인터넷 서비스업체나 케이블 방송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한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국내 인터넷TV 시장은 티컴코리아 클릭TV 인터넷TV네트웍스 홈TV인터넷 등을 중심으로 20여개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이 가운데 티컴코리아와 홈TV인터넷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98을 운영체제로 사용한다.

이는 다른 업체들이 윈도CE를 운영체제로 채택한 것과 비교해 차별성을 갖는다.

인터넷TV 사업은 단순히 셋톱박스의 생산.공급자만이 경쟁하는 시장이 아니다.

셋톱박스 시장보다는 인터넷TV용 셋톱박스를 통해 개발할 수 있는 연계 비즈니스 시장 규모가 수십배 이상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티컴코리아처럼 DVD 플레이어를 이용해 "가정극장" 시장을 만들어 내거나 호텔 등 대형 숙박기관을 연결한 서비스,노인과 가정주부를 위한 서비스,지역상권을 전자상거래로 묶을 수 있는 서비스 등을 개발해야 한다.

이런 서비스를 독자적으로 개발하기 보다는 제휴와 협력을 통해 해당 분야 사업자와 공동 개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티컴코리아는 기존 케이블방송과 연결해 케이블방송 가입자에게 인터넷TV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또 셋톱박스의 현장 테스트를 거쳐 곧 몇몇 숙박업소와 공급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향후 전망과 전문가 평가=인터넷TV 시장이 위성방송 디지털방송과 함께 높은 성장을 할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하지만 아직 시장 자체가 성숙하지 못한 상태이므로 누가 주도권을 잡고 이끌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

티컴코리아는 지난 11월 위성 멀티미디어 업체인 미래온라인과 멀티미디어 서비스 공동추진 협약을 체결하고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래온라인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입자에게 자사의 셋톱박스를 공급할 수 있게 되면 상당한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터넷비엠센터 고승현 이사는 "사용자가 셋톱박스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없다면 가격만 비싼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며 "결국 셋톱박스를 기반으로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개발해 공급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02)522-1700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