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밀레니엄의 첫해인 2000년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 정계와 문화계 등에서 여성진출이 두드러진 해였다.

사상 최초로 여야 정권교체를 이룩한 정치지도자들도 많았다.

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56)는 지난 10월 유고연방 대선에서 야당연합인 세르비아민주야당의 후보로 나와 슬로보단 밀로셰비치의 13년 철권통치를 무너뜨리고 정권교체를 이룩, 유고 민주화의 상징으로 부각됐다.

천수이볜(49)도 제10대 대만총통 선거에서 민진당 후보로 나와 사상 최초로 여야 정권교체를 이룩한 인물이다.

힐러리 로담 클린턴(53)은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부인으로 뉴욕주에서 첫 여성 연방상원의원에 당선됐다.

그는 이를 계기로 첫 여성대통령이자 부부 대통령을 향한 정치적 입지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앤 롤링(35)은 세계적 선풍을 불러온 베스트 셀러 동화 ''해리포터 시리즈''의 여류 작가로 1997년 무명의 작가 지망생에서 ''신데렐라가 된 동화작가''라는 칭호를 얻었다.

세계 인터넷 교환장비 시장에서 80%라는 독보적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미국 시스코시스템스사의 회장인 존 챔버스(51)는 ''인터넷 종교의 전도사''라는 별명과 함께 시스코노믹스라는 신조어를 창조한 인물이다.

2000년에는 세상을 떠난 각계의 큰 별들도 많았다.

현역 국가지도자로 동분서주하다 타계한 인물로는 과로로 쓰러져 숨진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를 비롯 중동평화 중재를 위해 애쓰던 하페즈 알 알사드 시리아대통령, 부패일소와 경제회생을 내세워 총리에 당선됐던 루스벨트 더글러스 도미니카 총리 등이 꼽힌다.

전직 지도자로는 15년간 총리를 역임하며 캐나다의 현대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피에르 트뤼도 전 캐나다 총리, 일본 정계의 실력자 다케시타 노보루 전 총리, 바하마를 장기통치했던 린든 핀들린 전 총리 등이 유명을 달리했다.

다행히도 2000년에는 암살 처형 등 타의에 의해 사망한 전.현직 국가지도자는 한 명도 없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