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된 지 25년도 안된 ''젊은 회사들''이 세계 1백대 기업(시가총액 기준)을 거의 휩쓸고 있다고 일본 경제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가 신년 특집호(1월1일자)에서 보도했다.

닛케이비즈니스는 오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중공업 및 자동차회사들이 퇴조하는 가운데 소프트웨어 통신 등 신생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시장의 주도세력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잡지는 주식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세계 1백대 기업을 선정해 각사의 나이를 조사했다.

그 결과 지난 75년 이후 설립된 ''청소년 기업''들이 36개나 1백대 기업권에 들었다.

이들은 주로 정보통신업체로 20세기 말이 세계산업의 대변혁기였음을 보여준다고 닛케이비즈니스는 지적했다.

나이가 가장 어린 회사는 일본 NTT도코모로 9세에 불과하다.

오라클(13세) 시스코시스템스(16세) 마이크로소프트(19세) 등도 어린 나이로 1백대 기업군에 들어있다.

1백대 기업중 26~50세 기업은 12개,51~75세 기업은 22개,76~1백세 기업은 13개이다.

1백세 이상 된 최고령 업체들은 17개가 1백대 기업 안에 랭크됐다.

최고령 기업은 독일 전기전자업체인 지멘스.

지난 1847년 전신전보업체로 태어나 올해로 1백53세가 됐다.

닛케이비즈니스는 이같은 기업나이별 1백대 기업 분포도를 근거로 세계산업계가 정보기술업체를 중심으로 재편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IT혁명을 일으킨 통신기술업체들이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석유 자동차업체들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소프트웨어와 통신기술을 갖춘 20세 이하의 젊은 기업들은 막대한 투자자금을 발판으로 단기간에 1백대 기업으로 뛰어올랐다고 지적했다.

이 잡지는 또 "1백대 기업들이 모두 20세기 말에 자기변혁을 거쳤다"며 21세기의 기업생존 키워드로 ''자기변혁''을 꼽았다.

프랑스텔레콤 도이치텔레콤 NTT도코모 등은 국영기업에서 민간기업으로 변신했고 1백세 전후의 중공업회사들은 경쟁사와의 합병을 통해 수명 연장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닛케이비즈니스는 "산업에서도 다윈의 적자생존법칙이 존재한다"며 앞으로는 강한 기업이 아니라 변화에 잘 적응하는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